"학생중심교육,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 결대로 성장하는 교육을 위한 도전과 변화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새해 인터뷰에서 "지금은 개인이 지닌 가치가 존중되고 발현돼야 하는 시대다. 공동체와 협력 가치에 기반한 개별 맞춤형 교육에 중점을 두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올해 교육감 직속 직제로 ‘교육활동보호담당관’을 신설해 교사들이 안심하고 교육활동에 전념하도록 악성 민원 신고부터 사안 종결까지 법률·행정·상담·치유 등 모든 영역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도 교육감의 지난 2년을 짚고, 2024년 인천교육이 나아가야 할 문제들을 어떻게 준비하고 비전을 제시하는지 들어봤다.

다음은 도성훈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지난해 시교육청이 공들인 정책과 올해 역점 사업은.

▶지난해를 포스트 코로나와 학생성공시대 원년으로 정하고 인천만의 독특하고 다양한 교육을 실천했다.

무엇보다 대전환 시대에 주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힘인 삶의 리터러시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읽·걷·쓰(읽기, 걷기, 쓰기)’ 사업을 시작했고, 3천 명에 달하는 학생·교직원·학부모·지역사회가 토론하며 지난해 12월 비전 선포식까지 했다.

이와 연계한 바다학교 ‘강화·섬 에듀투어’를 했으며, 전국 최초 장애학생의 사회 자립과 통합을 돕고자 재능대학교와 연계한 ‘장애학생 대학형 전공과’를 운영했다. 원거리 통학 학생의 불편을 덜고자 ‘학생성공버스’도 운영했다.

코로나 이후 직면한 대전환 시대에 공동체와 협력 가치에 기반한 개별 맞춤형 교육이 요구됨에 따라 시교육청 역점 정책은 ‘올바로, 결대로, 세계로 교육’으로 정했다.

올바로 교육이란 올바른 인성과 시민성을 지닌 인재로 성장하도록 돕는 교육으로 사회정서학습, 교육봉사활동 강화, 장벽 없는 학교 운영 같은 친절·화합·역지사지 교육이다.

결대로 교육이란 개성과 잠재가능성을 펼치는 인재로 자라도록 돕는 교육으로, 읽·걷·쓰를 바탕으로 코딩교육 확대와 인천형 해양교육을 비롯해 개별 맞춤형 진로·진학·직업교육이다.

세계로 교육이란 인천을 품고 세계로 나아가는 글로컬 리더로 성장하도록 돕는 교육으로, 인천 바로 알기 교육을 확대하고 인천형 세계시민성 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다.

-읽·걷·쓰 사업 연계 진행은 어떻게 이뤄지나.

▶읽·걷·쓰 사업을 시작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교육청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천시민 61.9%가 알며, 62.4%가 참여를 원한다고 답했다. 지금까지 교육청 정책 중 이렇게 빠르게 스며든 정책은 없었고, 학생·학부모·시민의 교육 수요가 어디에 있는지를 드러내는 통계다.

불확실한 사회와 대전환 시대에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은 세상을 읽어 내고 삶을 스스로 디자인하는 힘이다. 결국 삶의 리터러시가 필요하며 읽·걷·쓰가 중요하다.

읽·걷·쓰는 세상을 살아가는 미래 역량의 바탕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했고, 이제는 학교교육과정 속에 자리하며 시민문화로 안착하기를 바란다.

이에 지금까지 해 오던 책날개 입학식 대상 학년을 확대하고 희망도서 바로 대출 서비스, 사회배려계층 무료 택배서비스, 통합전자도서관 서비스 확대로 학생과 시민이 책을 쉽고 자주 접하도록 만들겠다.

걷기 동아리 장려와 인천길 탐방 프로그램도 확대해 몸 건강도 챙기고, 사람과 문화·역사를 알아가는 기회를 넓히고자 한다.

-지난해 가장 큰 이슈는 교권 문제였다. 시교육청은 이 문제를 어떻게 준비하나.

▶우리 모두는 지난 여름 서이초 선생님을 비롯한 안타까운 일들로 아파했다. 

먼저 교권보호 4법과 아동학대 관련법 개정에 노력해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리지만, 법 개정만으로는 부족하며 아직도 해결해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았다.

시교육청이 올해 1월 신설한 교육감 직속 ‘교육활동보호담당관’은 아동학대 신고부터 사안 종결까지 법률·행정·상담·치유 모든 과정을 총체적으로 지원하며, ‘교육활동사례판단위’도 구성해 교권 침해 여부에 대한 교육감 의견을 제출하도록 할 계획이다.

지난해 10월부터 ‘교육활동보호대응팀’을 발족하고 선제 대응했는데, 이를 보다 전문·체계적으로 확대한 조직 신설로 효과를 거두고자 한다.

‘교육활동보호지원단’(변호사 33명, 의사 4명, 교육전문가 10명)도 지난해 말 위촉해 교권 침해 사례 컨설팅, 법률 상담, 피해교사 상담치료를 했으며 현재는 비상벨과 폐쇄회로(CC)TV를 갖추고 학부모 민원 처리와 분리 학생을 상담하는 민원상담실(260개 교)도 구축했다.

-인천은 원도심 학교 학생 수 감소와 신도시 과밀학급 문제가 공존한다. 해결책은.

▶원도심에서 40년 이상 낡은 54개 교를 대상으로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사업’을 계획해 대부분을 개축하는 상황이다. 또 냉난방 시설 개선과 석면 교체, 화장실·급식실 개선 같은 교육환경 개선에 중점을 뒀으며, 올해 역시 교육균형발전학교 맞춤형 지원에 예산 48억 원을 편성했다.

이 말고도 학교 도서관 사서와 전문상담사 인력을 우선 배정하며, 영어교육·스팀교육·청소년 멘토링 같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기회를 원도심에 우선 부여할 생각이다.

신도시의 가장 큰 문제인 과밀학급을 해결하고자 지난 5년간 다양한 제도를 개선해 총 45곳 학교 신설 승인을 받았다. 더욱이 고교학교군을 조정해 최근 교육부 중앙투자심사를 100% 통과했다.

-시교육청 해양생태교육인 바다학교는 어떤 프로그램인가.

▶바다학교는 전국 최초로 배를 타고 섬에 가서 읽고 걸으며 질문하고 상상하는 인천만의 체험 기반 해양생태교육으로, 168개로 이뤄진 섬과 바다, 항만이 있는 해양도시 인천에 사는 아이들이 섬과 바다 생태·환경·역사·문화를 배우며 바다를 알고, 지역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을 키우도록 시작했다.

지난해 6월 대이작도를 시작으로 승봉도·덕적도·장봉도까지 4차례에 걸쳐 학생·교사·학부모·시민 800여 명이 함께했다.

올해는 영종도 무의분교 자리에 오션에코스쿨을 만들어 배뿐만이 아닌 차를 타고 섬으로 가도록 바다학교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인천 아이들이 제주도 일출봉은 알아도 인천에 대청도 서풍받이와 물범, 대청부채 같은 다양한 깃대종 생물을 모르는 경우가 많아 바다학교로 마음속에 내 고장 인천을 바탕에 두고 지속가능한 미래사회를 고민하게 하고 싶다.

-매년 3천 명이 국제 교류하는 세계로 배움학교 사업은 어떤 프로그램인가.

▶지난해 많은 인천 학생들이 북극극지아카데미, 몽골 학생과 함께한 학생자치국제포럼, 베트남과 싱가포르에서 기업가정신 해외 연수 같은 세계로 나가는 경험을 했다.

이러한 국제교류사업 체계를 정비해 매년 3천 명이 온·오프라인으로 국제 교류하는 프로그램이 세계로 배움학교다.

인성·세계시민성 함양을 목표로 학생자치와 봉사 그리고 문화예술과 교육을 하려고 미국 UN사이드포럼, 베트남 학교예술교육활성화 해외 연수에 900여 명의 국제 교류를 계획했다.

또 디지털·생태 역량 교육과 역사·평화교육을 목표로 라오스와 우즈베키스탄 글로벌 창의융합캠프, 일본 역사캠프, 독일 평화캠프에 1천800여 명, 진로·진학·직업교육 확대를 목표로 아시아 지역 글로벌 진로과정 해외글로벌 리더십캠프와 베트남·싱가포르 기업가정신 해외 연수에 300여 명을 계획했다.

이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꿈이 인천을 넘어 세계로 나아가도록 외국 대학을 비롯한 국제기구와 연계해 교육과정을 다양화하고, 해외 대학 교육감 특별전형 범위도 확대할 방침이다.

-끝으로 한마디.

▶시교육청은 지난해를 학생과 교직원은 물론 학부모와 시민이 함께하는 ‘사제동행(師弟同行)’의 마음으로 시작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읽·걷·쓰뿐만 아니라 인천만의 다양하고 독특한 교육을 만들고 지원해 학생들이 저마다의 성공시대를 이뤄 가는 토대를 놓았다.

2024년은 하루라도 걷지 않으면 몸과 마음에 녹이 슨다는 ‘一日不徒步 心身生靑綠(일일부도보 심신생청록불)’ 마음으로 시작하려 한다.

인천교육가족 모두는 아이들이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찾아 행복하게 살도록 지금까지처럼 오늘도, 내일도 학생성공시대를 향해 쉼 없이 도전하고 앞으로 걸어가겠다. 여러분의 동행을 부탁드린다. 

김동현 기자 kd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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