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시즌을 우승으로 마무리하는 것, 정말 멋지지 않을까요?"

추신수(41·SSG 랜더스)는 많은 것을 포기하고 1년 현역 연장과 ‘2024시즌 은퇴’를 택했다.

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만난 추신수는 "우승을 목표로 하지 않는 사람은 이 팀에 있을 자격이 없다"며 "우리 팀이 우승할 수 있다면 나는 어떤 역할이라도 할 것이다. 나보다 뛰어난 후배가 나오면 기꺼이 2군에 갈 수 있지만, 나는 매 경기 1군에서 뛰고 우승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추신수는 지난달 "2001년부터 미국과 한국에서 야구를 해 온 현역 생활의 마침표를 찍어야 할 시점이 왔다고 생각한다"며 "2024시즌 뒤에 은퇴하겠다"고 했다.

다음은 추신수와의 일문일답.

-현역 연장과 은퇴 예고를 동시에 했다.

▶한국 야구 첫해인 2021시즌이 끝나고서 은퇴를 고민했다. 원래 계획도 KBO리그에서 1년만 뛰는 것이었다. 당시에는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의 영입 제의도 받았다. 하지만 2021시즌을 뛰고서 ‘우리 구단이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을 주고, 한국 야구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생겼다. 또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SSG 동료들이 친동생 같아서 쉽게 떠날 수 없었다. 그렇게 1년을 더 했고, 2022시즌에 우승을 차지했다.

2022시즌 종료 뒤 구단에 ‘은퇴하고 싶다’고 의사를 표했는데, 구단이 ‘아직 추신수를 보낼 수 없다’고 하더라. 구단과 내 생각이 일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1년을 더 뛰었다. 2023시즌이 끝나고서 은퇴와 현역 연장을 50대 50으로 놓고 고민했다. 안타깝게도 (동갑내기 친구) 김강민이 (2차 드래프트에 한화 이글스에 지명돼) 팀을 떠났다. 한 번에 최고참 선수 두 명이 동시에 떠나면 후배들이 흔들릴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또 1년을 더 뛰게 됐다. 2024시즌이 끝나면 정말 은퇴한다.

-최저 연봉을 받고, 그마저도 기부하기로 했는데.

▶나는 야구를 하면서 정말 많은 걸 이루고 얻었다. 한국에서 뛸 때는 금전적인 부분은 신경 쓰지 않고 싶었다. 샐러리캡으로 인한 팀의 부담을 덜어주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희생으로 표현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2024시즌 준비는 어떻게 하나.

▶당연히 우승을 목표로 준비한다. 다만, 은퇴를 결심하고 나니 마음은 편안하다. 4일 미국으로 들어가 댈러스에 있는 집에서 개인 트레이너와 훈련하다가 SSG의 플로리다 캠프에 합류할 계획이다. 박종훈과 하재훈이 댈러스로 와서 함께 훈련한다.

-이숭용 감독과는 어떤 대화를 했나.

▶최근 감독님과 식사하면서 4시간 정도 대화했다. 야구관 등에서 감독님과 일치하는 점이 많았다.

-현역 연장 보도자료에 ‘2군에 가도 좋다’는 문장이 있었다.

▶SSG가 오랜 시간 강팀으로 군림하길 바란다. 내가 마지막 시즌을 보낸다고 해서 누군가의 기회를 빼앗으면서까지 1군을 지키고 싶지 않다. 나보다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있다면 당연히 나를 대신해 1군에 올라와야 한다. 최정, 김광현, 한유섬 등 우리 팀 고참 선수들에게도 ‘베테랑이 자리를 빼앗길까 봐 불안해하면서 더 노력하고, 후배들은 1군에서 뛸 수 있다는 희망을 갖는 구단이 진정한 강팀’이라고 말했다. SSG가 강해지려면 백업 선수들이 성장해야 한다. 내가 2군으로 간다면 2군 훈련장에서도 할 역할이 있을 것이다.

-마지막 시즌 가장 바라는 건.

▶당연히 우승이다. 우승을 목표로 하지 않는 사람은 이 팀에 있을 자격이 없다. 우리 팀이 우승할 수 있다면 나는 어떤 역할이라도 할 것이다. 나보다 뛰어난 후배가 나오면 기꺼이 2군에 갈 수 있지만, 나는 매 경기 1군에서 뛰기 위한 노력도 계속할 것이다. 마지막 시즌을 우승으로 마무리하는 것, 정말 멋지지 않은가.

/연합뉴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