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1시께 찾은 인천시 중구 차이나타운 주택가 골목에서 관광객들이 모여 담배를 피운다.
4일 오후 1시께 찾은 인천시 중구 차이나타운 주택가 골목에서 관광객들이 모여 담배를 피운다.

"짜증나 죽겠어요. 왜 남의 집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지."

인천시 중구 차이나타운에 사는 주부 김모(54)씨는 최근 집안으로 들어오는 담배연기로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김 씨 자택은 골목길에 위치하는데 관광객들이 김 씨 집앞을 흡연장처럼 이용해서다.

매일 지속되는 간접흡연으로 참다 못한 김 씨는 보건소에 민원도 넣어보고 직접 대화도 나눠봤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

김 씨는 "매일 집안에서 담배연기가 맴돌아 기분이 좋지 않다"며 "사람이 사는 집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건 무슨 경우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천 차이나타운을 찾는 일부 관광객들이 주택가 골목을 흡연장으로 이용하면서 주민 불만이 거세진다

4일 오후 1시께 방문한 중구 차이나타운 내 주택가 골목길은 마치 흡연장을 연상케했다.

간접흡연을 호소하는 표지판이 부착됐음에도 관광객들이 담배를 태웠으며, 바닥은 담배꽁초와 침으로 얼룩진 상태다.

이들은 바닥에 담배꽁초를 지르밟고 자리를 떠났으며 버려진 담배꽁초는 주민 몫이였다.

주민 최모(62)씨는 "매일같이 담배를 피워대고 자리를 이동한다. 간접흡연 표지판이 부착됐지만 이를 무시하는 게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인근에 위치한 또 다른 주택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곳도 역시 관광객들이 담배를 태워 골목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담배연기가 코를 자극했다.

관광객 A씨는 "차이나타운 내 딱히 담배를 피울 곳이 없어 골목에서 담배를 피웠는데 주민 불편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정은 이렇지만 지역 보건소는 단속근거가 전무해 실질적인 단속은 어렵다고 전했다.

중구보건소 관계자는 "지속적인 주민 피해는 인지하지만 주택가는 금연구역 지정이 불가능한 곳으로 법적으로 흡연행위를 제지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 피해를 줄이도록 현장점검과 순회지도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유지웅 기자 yj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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