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지난 4일 수원특례시 권선구보건소 금연 클리닉 센터를 찾은 시민이 금연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 = 기호일보 DB
새해를 맞아 지난 4일 수원특례시 권선구보건소 금연 클리닉 센터를 찾은 시민이 금연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 = 기호일보 DB

애연가인 50대 A씨는 하루에 담배 한 갑 반을 피운다. 그에게 담배는 소중한 친구와 마찬가지인 셈이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두 자녀가 충격적인 말을 했다. "아빠 몸에서 안 좋은 냄새 나."

금연을 결심한 A씨는 보건소 금연클리닉에 등록, 상담사 도움을 받아 금단 증상을 이겨 내고 금연에 성공했다. 금연클리닉에 등록해 6개월간 금연하면 성공으로 분류한다.

이처럼 새해 결심 단골 메뉴였던 ‘금연’도 점차 옛이야기로 변한다.

10일 기호일보 취재 결과, 현재 운영 중인 보건소 금연클리닉은 경기도내 56곳을 비롯해 전국 250곳이다.

금연클리닉은 보건복지부가 지역사회 흡연을 예방하고 금연을 촉진해 국민 건강을 증진하려고 2004년 처음 도입했다.

지난해 금연클리닉 등록자 수는 21만1천860명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35만8천966명에 견주면 41% 줄었다.

다만, 코로나19 직후인 2020년 16만5천483명, 2021년 14만6천611명으로 급감한 뒤 2022년 15만4천702명, 지난해 21만1천860명으로 다소 증가했다.

이 기간 6개월 금연성공률은 2019년 35.1%, 2020년 31.4%, 2021년 33.2%, 2022년 33.0%, 지난해 32.6%다. 참여자 10명 중 3명이 금연에 성공하는 셈이다.

이 비율을 인원으로 환산하면 2019년 12만5천여 명이던 금연성공자 수가 지난해에는 6만9천여 명에 그친다.

금연클리닉 등록자 수가 감소한 데는 전자담배 영향도 있다는 지적이다.

A보건소 관계자는 "금연 결심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건강과 냄새"라며 "하지만 최근 전자담배 보급이 확대되면서 냄새 걱정이 줄자 금연클리닉 참여자 수가 감소했다"고 했다.

이 보건소의 경우 금연클리닉 참여자 수가 2019년 1천400여 명에서 지난해 600여 명으로 줄었다.

접근성이 좋은 동네 병·의원 증가와 금연클리닉 담당자의 전문성 부족도 참여자 감소 원인으로 지목됐다.

B보건소 관계자는 "금연약 처방을 하는 병·의원이 늘었고 접근성도 좋아 보건소를 찾을 이유가 상당 부분 없어졌다"고 했다. 이어 "무료 상담과 일정 기간 금연 시 홍보 물품을 나눠 주는 시스템만 20년째 고집하다 보니 사실상 금연클리닉 장점이 사라졌다"며 "담당자들도 3년마다 부서를 옮겨 전문성을 키우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허원무 인턴기자 hwm@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