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지자체들이 지식산업센터 건립 허가를 무분별하게 허용하면서 각 지식산업센터가 높은 공실률을 기록 중이다.

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공급이 이뤄짐에도 손쉽게 허가되면서 높은 공실률로 연결됐고, 사기분양이 활개를 치는 단초를 제공했다는 지적이다.

16일 도내 시·군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경기도에는 2022년 기준 수원·용인·고양·성남·화성·부천·남양주·평택·안양·김포·파주·의정부·광명·군포·구리·의왕·과천 17개 시에 117곳의 지식산업센터가 설립됐다.

경기도에 지식산업센터가 대거 건립된 이유는 일반 공장의 경우 도시계획상 공업지역에 세워야 하지만 지식산업센터는 제3종 일반주거지역이나 준주거지역에 건립할 수 있다는 특성이 작용하면서다.

더욱이 수도권에 속하는 경기도는 산업단지를 늘리는 데 제약이 있기에 비수도권에 비해 건립이 활발하다. 2020년에는 3분기에만 도내에 12건의 지식산업센터 승인이 이뤄졌다.

현재 전국 지식산업센터 중 48.1%(639개)가 경기도에 위치한다.

이 같은 과잉 공급 흐름은 각 지식산업센터의 높은 공실률로 이어졌다.

남양주에 건립된 ‘한강 DIMC 테라타워’ 지식산업센터의 공실률은 절반에 육박한다.

구리갈매 금강펜테리움 역시 준공된 지 1년 이상 흘렀으나 절반 이상이 공실이며, 시흥 배곧신도시에도 공실률이 60%가 넘는 지식산업센터가 나타났다.

경기 위축과 기업들의 자금난이 맞물리면서 지식산업센터 거래도 크게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3분기 도내 지식산업센터 거래량은 2분기 614건에 비해 15.6% 감소한 518건에 그쳤다.

그러면서 지식산업센터를 건립한 주체들은 미분양으로 재정 악화를 겪게 됐고, 이 사태를 해결하고자 분양대행업체에서 무리하게 분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기분양 같은 부작용이 속출하는 양상이다.

부동산114 윤지해 연구원은 "지식산업센터는 호황기부터 공급 과다에 가격도 상당히 높게 책정됐다"며 "특수 상품이라는 특성상 시장 경기가 좋을 때는 거래가 잘 됐지만, 침체 국면에서는 거래가 사실상 중단되는 수준까지 줄어 투자자들이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민기 기자 mk12@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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