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묘 쉼터 ‘마마스캣카페’. <마마스캣카페 제공>

인천시 연수구 청량산 기슭에 위치한 유기묘 쉼터 ‘마마스캣카페’에는 고양이 28마리와 강아지 3마리가 함께 산다.

이 카페는 여느 동물카페와는 다르다. 이곳에 사는 고양이와 강아지들은 모두 유기견·유기묘 들로, 안락사 판정을 받거나 주인에게 버려진 천사들이 모여 가족을 이뤘다.

카페 주인장이자 자신을 동물들 집사라고 소개한 A씨는 2018년부터 연수구에서 유기동물 구조와 보호를 했다. 혼자 시작한 일이 점차 커져 어느새 집에서는 감당하지 못할 지경에 이르자, 본격 사업자를 내고 유기동물 쉼터 카페를 시작했다.

혼자서 운영하다 보니 홈페이지도, SNS에 홍보하는 일도 없는 탓에 알음알음 단골들만 이곳이 유기동물 쉼터라는 사실을 알고 찾는다.

A씨는 "길에 사는 아이들을 구조해 보호하기 시작하는 사이 경찰에 신고도 당하고 재판도 받는 여러 가지 웃지 못할 사정이 참 많았다"며 "유기묘 쉼터로 카페를 운영한 시기가 2022년이고 현재 강아지 3마리 포함, 31마리가 함께 가족을 이뤄 지낸다"고 설명했다.

고양이들은 대개 인천유기견보호소에서 안락사 판정을 받은 아이들을 구조해 입양했다. 유기견보호소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안락사 처분을 하기 때문에 개인이나 단체가 임시 보호나 입양을 진행해 구조한다. 카페에서는 보호소에서 구조한 아이들을 새로운 보호자와 연결하는 일도 한다.

현재 마마스캣카페에 사는 31마리 동물들은 모두 여러 가지 이유로 입양이 되지 않은 아이들이다. 더 많은 동물을 보호하고 싶어도 공간적 제한과 재정 여유 문제로 더 이상 입소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일반 가정에서 무료 분양을 자처하며 키우던 고양이를 주고 가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이런 고양이들은 모두 값비싼 가격으로 분양업체에서 거래되는 품종묘들이 대부분이다.

A씨는 "얼마 전에도 ‘손주가 키우던 고양이가 이제 필요없어졌으니 그냥 가져가라’는 전화를 받았다"며 "비싸게 주고 샀는데 손자가 유학 가서 이제 필요없어졌다는 말에 할 말을 잃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고양이는 장난감이 아닌데 이런 비슷한 이유로 카페에 들어온 아이가 세 마리나 된다"며 "보호소에는 사실 품종묘가 가장 많아 동물 입양에 대한 근본적 인식 개선과 끝까지 함께하는 관리 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카페에 사는 고양이들은 저마다 사연이 기구해 입양조차 불가능한 가엾은 아이들이라 따뜻한 손길이 필요하다"며 "사람 손길을 좋아하고 그리워하는 고양이들과 교감하며 많이 예뻐해 달라"고 당부했다.

유기묘 쉼터, 마마스캣카페는 동물 체험 카페처럼 운영되질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입장료는 따로 받지 않는다. 단, 5세 이하 미취학 아동은 입장을 제한한다.

손민영 기자 sm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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