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윤모 씨가 받은 관리비 내역서에는 기본 난방 요금만 명시됐다.
이달 윤모 씨가 받은 관리비 내역서에는 기본 난방 요금만 명시됐다.

"매달 지출하는 카드값과 월세로 난방 틀 겨를이 없습니다."

인천시 남동구에 사는 새내기 직장인 윤모(24)씨는 이번 겨울 난방을 한번도 틀지 않았다. 물가 인상으로 지갑 사정이 여의치 않은 데다, 도시가스 요금도 올라 부담돼서다.

윤 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이달까지 전기장판 하나로 겨울을 버텼고, 관리비 내역에는 수개월째 기본요금 3천 원만 명시됐다.

미추홀구에 사는 대학생 김모(21)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생활비 명목으로 아르바이트를 하지만 매달 빠져나가는 월세와 생활비로 난방을 할 여유가 없다. 난방비를 아끼려 창문에 뽁뽁이를 붙이고 전기장판을 틀어 겨울을 버틸 뿐이다.

김 씨는 "대학생 신분이라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를 해 수익이 매우 적다"며 "난방비 절감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청년들이 난방기 부담에 허리띠를 졸라맨다.

18일 인천시에 따르면 1월 기준 인천지역 도시가스 소비자 요금은 1메가줄(MJ·가스 사용열량 단위)당 2만1천98원으로 전전년 상반기 대비 33%가량 올랐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연간 소비자물가 동향도 지난해 12월 도시가스 물가는 전년보다 27.3%, 지역난방비 34%, 전기요금 22.6% 올랐다.

사정은 이렇지만 현재 시에서 청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난방비 지원 사업은 없다. 정부가 진행하는 에너지바우처 사업 대상자는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으로 국한돼 청년층 지원이 불가능하다.

시 관계자는 "청년층을 대상으로 월세 지원 사업은 진행 중이나 공과금 지원 사업은 현재 계획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지웅 기자 yj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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