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섭예술인 정수연 작가가 수원시 행리단길 폐여관에서 개인전을 연다.

통섭예술인 정수연 작가가 수원시 행궁동 행리단길(남창동 80) 문 닫은 여관 1·2층과 옥상에서 개인전을 연다.

전시가 이뤄지는 2층 단독주택은 시멘트 칠이 벗겨지고 철근이 드러난 벽면과 문짝을 제거한 채 늘어선 공실은 폐건물 그대로다. 이 공간에서 그는 그동안 작품 전시와 페인팅 작업을 했다.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은 유리창에 붙은 그의 필모포스터를 바라보다 전시장 그림을 보거나 전시장 앞에서 작업하는 정 작가의 모습을 관조한다.

정수연 작가는 "여기는 원래 여관이었는데 리모델링 후 1년간 매매·임대가 되지 않아 비어 있었다"며 "공간이 마음에 들어 일정기간 대여해 전시 중"이라고 설명했다.

건물 입구에 놓인 작품은 그가 행궁동 전시공간에서 그린 연작 작품으로, 날실과 씨실이 교차하는 퀼트처럼 자유롭게 배열한 면의 색이 균형을 이루고 다른 하나는 건물 안 복도를 걸어가면 드러난다.

그는 자신의 작업 방식을 "인위적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중력, 날씨, 물성의 특성을 이용해 흐르도록 한다"며 "실험적 작품으로 의도하려고 하면 가능하지 않다"고 했다.

이러한 그의 즉흥적 작업 방식은 다양성으로 표현된다.

정 작가는 미술, 과학, IT 등 다양한 배움과 학습으로 예술적 시도도 한다.

그는 "‘나의 십자가’라는 작품은 격자가 계속 겹치면서 가장 아래에 있는 십자가가 점차 소멸되는 모습으로, 디지털 기기로 그린 그림을 캔버스로 옮겼다"며 "‘코스모’라는 작품 역시 디지털 기기로 그린 작품"이라고 했다.

서강대 경영학도였던 그는 대학 1학년 때 홍익대 조소학과 학생들과 미술 동아리 ‘느와르, 쥬나뜨르’를 결성, 창작활동을 시작했다. LG그룹에서 1982년부터 2004년까지 근무했으며,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수지 광교산 자락 도마치문화예술촌 입주 화가로 작품활동을 펼쳤다. 현재는 미술 칼럼니스트와 미술학 강사로 활동한다.

그는 지난해 미국 뉴욕과 LA에서 작업과 병행하는 전시회를 열었는데 반응이 좋아 올해 4월에는 프랑스, 5월에는 뉴욕에서 그림 작업과 전시를 동시 진행하는 전시회를 열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술 전시는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것을 생각하고 변화하게 하는 소통이자 문화운동"이라며 "미술로 소통해 세상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한 사람이라도 나로 인해 동기부여를 받는다면 만족한다. 작업하는 게 즐겁다. 힘들지 않다"고 했다.

정수연 개인전은 이달 31일까지 이어진다.

이인영 기자 li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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