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농구 명문 A고등학교 코치가 금품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학교 내부에서 해임을 놓고 진통을 겪는다.

A고는 수십 년에 걸쳐 유명 농구 선수들을 배출한 농구 명문고다. B코치는 20여 년 동안 지휘봉을 잡을 정도로 지역 농구계에서 신임이 두터운 인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일본 고교팀과 교류전을 치르면서 방문 학생들 식사를 챙긴다는 명목 아래 농구부 학부모들이 돈을 걷어 B코치에게 건넸다. 이에 불만을 가진 일부 학부모들이 문제를 제기하며 불거졌다.

농구부원 학부모 C씨는 "1인마다 20만 원씩 약 200만 원을 걷어 일본 학생들 식사를 준비했는데, 걷은 돈과 견줘 너무 부실해 회장(농구부 학부모 모임)한테 물어보니 식비는 50만 원만 썼다 하더라"며 "나머지 150만 원은 일본 스태프 접대비 명목으로 B코치에게 전달했고, 자세한 지출 내역은 알려 주지 않아 부당하다 느꼈지만 대다수 학부모들이 자녀가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워 말 못했다"고 주장했다.

B코치는 그 뒤 해명하는 자리에서 150만 원이 아니라 50만 원만 받았으며, 찬조금 강요는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운동부 지도자가 학부모에게 일체의 금품을 받는 행위는 초·중등교육법과 부정청탁금지법 위반이다. 이 일로 민원이 생겨 일이 커지자 B코치는 휴가 뒤 사임 의사를 내비쳤으나 복귀 뒤 번복했고, A학교 발전위원회가 B코치를 해임하라고 교장에게 통보했으나 결정을 미룬 상태다.

학교 측은 B코치를 지난해 말 경찰에 고발했다.

C씨는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코치 해임을 놓고 의견이 갈렸고, 결국 피해는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 아래에서 훈련받는 학생들"이라며 "소중한 시간 허비하지 말고 교장이 결정을 빨리 내려 학생들이 운동에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장은 "해임을 놓고 농구부 안에서 파벌 싸움 양상이라 교장으로서 누구 편도 들지 않는다"며 "경찰 조사가 시작된 만큼 수사 결과를 보고 해임을 결정해야 공정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시의회 교육위원회 관계자는 "사립학교라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교육청 차원 적극 개입은 어렵고, 빠른 처리가 이뤄지도록 압박만 하는 상황이다"라고 했다.

B코치의 이야기를 듣고자 수차례 학교 측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응답하지 않았다.

김동현 기자 kd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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