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3사의 시사교양프로그램이 이주노동자 등 사회적 소수자에 무관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 지난 1월1일부터 6월30일까지 6개월 간 KBS, MBC, SBS 등 방송3사의 시사교양프로그램을 모니터한 결과, 지난 6개월 간 방송3사가 방송한 사회적 소수자 관련 시사교양프로그램의 방송 횟수는 14건에 불과했다. 방송사별로는 MBC가 7회, KBS 5회, SBS 2회로 조사됐다. 이는 이 기간 방송3사의 시사교양프로그램 방송 횟수를 생각해 볼 때 극히 적은 수치다.
 
민언련은 이번 방송모니터에서 이주노동자, 성적소수자, 양심적 병역거부자 관련 시사교양프로그램을 대상으로 했으며 장애인의 경우 사회적 소수자이지만 많은 인권단체에서 장애인 관련 프로그램을 모니터하고 있어 모니터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방송 3사는 지난 6개월간 이주노동자 관련 시사교양프로그램을 총 7회 방송했다.
 
KBS가 2회, MBC가 5회 방송했지만 SBS는 관련 프로그램을 1회도 방송하지 않았다.
 
편성비율로는 KBS가 1.39%, MBC가 1.79%로 전체 프로그램 편성비율을 생각할 때 극히 미비한 수준.
 
각 프로그램은 이주노동자 문제를 문제의식을 갖고 다양한 시각에서 접근하기보다는 단순히 `보여주기식'의 접근태도를 보였다고 민언련을 평했다. 그러나 접근방식에서는 지난해보다 인권적 접근이 많았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특히 MBC `시사매거진 2580'에서 방송한 `불법체류의 필수'(1월12일 방송)는 이주노동자들의 문제를 구조적으로 접근했다는 점에서 다른 관련 프로그램보다 높이 평가됐다.
 
방송3사가 다룬 양심적 병역거부자 문제는 이 문제를 단순한 종교인의 문제에서 `사상과 양심의 자유'의 문제로 접근방식을 바꿨다는 점에서 문제의 핵심에 충실했다는 평가를 얻어냈다.
 
방송 3사의 총 방송횟수는 5회에 그쳤지만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방송한 `총을 들 수 없는 양심'(6월12일 방송)이나 MBC의 `시사매거진 2580'의 `양심적 병역거부 유죄인가, 무죄인가'(6월6일 방송)는 병역거부 인정, 불인정이란 흑백논리를 넘어서 `대체복무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외국 사례를 통해 잘 보여줬다는 것이 민언련의 평가다.
 
성적소수자 문제는 방송3사 시사교양프로그램이 가장 도외시한 부분.
 
모니터 기간 KBS와 SBS에서 각각 1회씩 방송한 것이 전부다. MBC는 관련 방송을 전혀 하지 않아 MBC가 성적소수자에 대해 `철저한 무관심'으로 일관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성적 소수자 관련 프로그램은 극히 소수였지만 형식과 내용 면에서는 비교적 긍적적인 평가를 받았다.
 
KBS2TV `100인 토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에서 2월8일 방송한 `동성애, 청소년에게 유해한가?'는 청소년위원회가 청소년 유해매체물의 심의기준에서 동성애를 삭제하겠다고 입법 예고한 데 따른 논란을 다뤘다. `100인 토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는 이날 방송에서 성적 소수자의 인권 보호 문제와 청소년 성적 자기 결정권 문제를 공론의 장으로 이끌어 내 호평을 받았다.
 
SBS `생방송 세븐데이즈'에서 3월21일 방송한 `남자와 결혼한 남자'는 지난 3월 국내 최초 공개 결혼식을 올린 남성 동성애자 부부의 결혼식과 신혼생활 1주일간을 동행 취재한 것으로 동성간 결혼의 법적 인정 여부가 세계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짚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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