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이 다가온다. 떨어졌던 가족과 일가친척을 만나는 민족 명절인 만큼 설레고 즐거운 마음이다. 하지만 반려동물과 생활하는 사람들은 강아지나 고양이와 함께 이동하거나 잠시 헤어져야 할 처지에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정준용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응급중환자의학과·사진) 수의사에게서 반려동물의 명절 증후군과 건강에 주의할 점을 들어봤다.

정준용 수의사는 "명절 때 장거리 이동을 할 경우 긴 이동 시간에 힘들어할 아이가 걱정일 것이다"라며 "부득이 펫호텔을 이용한다면 반려동물이 먹던 사료나 간식을 꼭 챙겨 먹는 데 대한 스트레스를 줄여 주고, 평소 가지고 놀던 장난감이나 보호자 체취가 묻은 옷가지들을 챙겨 줘 새로운 환경 적응을 도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반려동물과 함께 차량으로 이동해야 한다면 동물병원을 찾아 미리 멀미약(구토방지제·항히스타민제 또는 페로몬 진정 스프레이 등)을 준비하고, 반려동물용 차 시트를 고정시킨 후 친숙한 담요나 장난감으로 불안감을 완화시켜야 한다"며 "차량 탑승 전 많은 양의 먹이를 주지 말고, 더욱이 이동 시간이 길다면 탑승 전 12시간 전부터 음식을 주지 않아야 한다. 아울러 물병에 물을 충분히 담아 이동하면서 충분한 수분을 공급해야 한다"고 했다.

정 수의사는 명절 음식도 언급했다. 그는 "평소 잘 먹지 않던 기름진 음식을 반려동물이 먹게 된다면 구토나 설사를 할 수 있고, 심하면 장염이나 췌장염 같은 심각한 위장관 질병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고 했다. 또 "음식에 첨가된 양파·마늘 들은 반려동물에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고, 대부분 소금 간이 돼 있어 신장이나 심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그러면서 "맛있는 음식을 반려동물에게도 맛보게 하고 싶은 마음은 공감하지만 반려동물 건강이 우선이니 평소 좋아하는 사료나 간식 혹은 반려동물 특식을 함께 준비해서 명절 때 급여하는 방법을 추천한다"고 했다.

정준용 수의사는 "모두 즐거워야 할 명절 기간에 그릇된 음식 섭취로 병을 얻어 동물병원을 찾는 반려동물이 많아 안타깝다"며 "건강한 반려생활을 위해 주의해야 일들을 꼭 알아 두자"고 강조했다.

부천=최두환 기자 cdh9799@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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