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팔달문 시장에 있는 '천원 빵 가게'.
수원 팔달문 시장에 있는 '천원 빵 가게'.

"요즘 시대에 1천 원으로 맛있는 빵을 산다는 게 놀랍네요."

수원시 팔달문시장에서 만난 50대 A씨는 "이런 가게들이 많이 생기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A씨가 빵을 구매한 곳은 종류에 상관없이 모두 1천 원에 판매하는 이른바 ‘천원 빵’ 가게다. 이곳은 평일 오후인데도 빵을 사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10개가 넘는 빵을 바구니에 담는 사람들도 쉽게 눈에 띄었다.

지난해 9월부터 가게를 운영 중인 50대 B씨는 "하루 판매량이 2천 개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수원역에도 천원 빵 가게 2곳이 있다. 아이와 함께 온 부모, 학생 등 다양한 사람들이 크림빵과 단팥빵 들을 구매했다. 두 가게는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문을 열었는데 하루 판매량이 5천 개를 넘는다.

안양 1번가몰에 자리 잡은 천원 빵 가게 역시 빵을 사려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긴 매한가지였다.

1일 기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부터 지하철 역사나 전통시장 등에 천원 빵 가게가 잇따라 등장했다.

빵은 롯데, 해태, 삼립과 같은 빵 브랜드의 유통을 맡는 총판에서 직접 떼온다. 당일 만든 빵을 가져오니 소비기한도 문제없고, 땅콩크림빵·도넛·곰보빵·카스테라·만쥬·약과·모카빵 등 종류도 다양하다.

다만, 재고 물량을 절대 반품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달린다. 모든 결제를 현금으로 하니 빵 공장들도 어려운 자금 운용에 도움이 된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60대 C씨는 "천원 빵이라길래 처음엔 불량품이라 생각했지만 다른 가게에서 2천~3천 원에 파는 빵을 저렴하게 사고, 맛도 좋아 애용 중"이라고 했다.

점주 A씨는 "시장이고, 값이 싼 만큼 주요 고객은 어르신"이라며 "천원 빵과 같은 가게가 인기를 끄는 건 어려운 경제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전문가는 고물가시대 가성비를 앞세운 마케팅으로 경쟁력이 크다고 높게 평가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1천 원에 모든 빵을 판다는 게 ‘저렴하다’고 인지시키고 경제가 어려운 시점에서 박리다매를 추구하는 천원 빵은 소비자들에겐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다"라고 했다.

허원무 인턴기자 hwm@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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