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다사다난한 연말연시를 보내며 생각이 참 많다. 각종 사고에 업무도 처리하고, 구급차 등장에 수술까지. 주로 연말연시는 평온하게 조용히 보내는 편이나 2023년 마지막은 끝까지 액땜의 연속이었다.

나이는 벼슬이 아니라 책임져야 할 삶의 무게라는 어르신들의 말씀 틀린 게 하나도 없다.

단순히 기사만 썼던 14년 전과 상황이 너무 다르다. 다양한 민원이 비처럼 쏟아지고, 민원의 복잡성은 꼬이고 꼬인 상태로 제보(?)된다. 꼭 해결하고 도울 의무는 없지만, 부당함에 힘들어하는 민원인은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안팎으로 이러니 머리가 아플 수밖에.

기자도 아닌데 기자 강의를 해대는 인간들을 보면 역겨움에 한 대 날리고 싶어진다. 기사 한 줄 써 본 적도 없는 인간이 기자를 정의하고, 왜 그렇게밖에 못하냐고 얘기한다. 선배인 척하는데 누구의 인정도 못 받는 당신이 할 말은 아니다.

언론 시스템 자체를 뒤틀어놓은 꼰대(?)께서 후배들에게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입을 연다. 기자가 아닌데, 자기만 기자인 줄 안다. 측은지심으로 그들의 바보짓을 바라보기엔 배알이 꼴려 참을 수가 없다.

오죽하면 그 나이에 그 실력밖에 안 될까. 후배들에게 무시를 당해도 모르니 기자 행세만 안 하면 좋으련만. 스스로 위치를 자각할 노력조차 안 하는 진상에게 조언따위는 필요조차 없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보낸 이번 명절에 ‘이 역시 지나가리라’는 옛말이 가슴에 와닿았다. 

시간의 흐름에 스스로를 태워 놓고 자연스럽게 흘러가면 그만이다. 굳이 아둥바둥 억지로 해결할 필요가 없었다.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면 그만이다. 힘들다고 슬퍼하기엔 시간이 아깝다. 차라리 웃으며 당당히 맞섬이 옳다.

힘들면 가족들에게 기대고, 가족에게 털어놓기 어렵다면 친구와 소주 한잔에 흘려보낼 뿐이다. 역시 진정한 친구 한 명이면 세상 살기 쉽다는 말씀이 맞다.

세상 살면서 모두와 잘 지내면 좋겠지만, 처음부터 틀어진 눈길로 보는 인간과 잘 지낼 필요가 없다. 그냥 무시하면 그만이다. 차라리 스스로를 소중하게 여기고 주변의 고마운 분들에게 더욱 집중함이 마땅하다.

갑진년, 스스로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힘차게 시작하시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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