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용 나은병원 비뇨의학과  명예원장
이춘용 나은병원 비뇨의학과 명예원장

본인 의사와는 상관없이 방광근육이 갑작스럽게 수축함으로써 나타나는 배뇨 현상을 ‘과민성 방광 증후군’이라고 한다. 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못하는 ‘절박뇨’를 주 증상으로 소변이 자주 마려운 ‘빈뇨’, 밤에 자다가 화장실을 가는 ‘야간 빈뇨’ 그리고 갑자기 참을 수 없는 요의와 함께 소변을 지리는 ‘절박성 요실금’ 증상을 나타내는 질환이다. 이러한 증상들은 단독으로 또는 혼합돼 나타나며, 방광에서 느껴지는 팽창 감각이 과민하거나 배뇨근이 민감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40대 이상 성인 남녀 약 30% 이상이 가졌을 만큼 흔하고, 최근에는 젊은 여성층에서도 느는 추세다. 이는 방광을 자극하는 음식으로 알려진 카페인이 든 커피나 알코올, 탄산음료 소비 증가와도 관계가 있다. 또 과도한 스트레스나 오랫동안 앉아서 업무를 보고 운동 부족이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과거 방광염이나 요도염을 앓은 적이 있거나 가족 중 과민성 방광 증후군을 앓은 사람이 있는 경우 그 위험도가 증가한다. 

과민성 방광 증후군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흔히 보는 기질적 원인으로 남자에서는 전립샘비대증, 여자에서는 복압성 요실금에 의한 이차적인 방광 기능 변화 등이 있으며 방광염, 요도염, 여성의 질염, 방광 내 이물질, 하부 요관의 결석 등 방광·요도 자극에 의해 발생한다. 그 밖에 뇌졸중, 뇌종양, 파킨슨병, 치매, 척수손상 등 신경계 질환이나 우울증과 같은 심리적 요인이 과민성 방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병력 청취, 신체검사, 소변검사, 설문지 조사나 배뇨일지, 패드 검사 등이 있으며 필요시 초음파 촬영, 요로조영술, 요역동학 검사 등으로 방광의 상태나 동반된 다른 질환 유무를 확인한다.

과민성 방광은 방광염과는 다르다. 방광염은 주로 세균 감염에 의한 염증으로 빈뇨와 절박뇨 등 증세는 비슷하나 배뇨 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애매한 경우 항생제와 소염제를 복용한 후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과민성 방광을 의심할 수 있다.

과민성 방광 증후군은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수치심에 치료를 미루다가 만성 고질병으로 되는 경향이 크다. 치료 방법으로 비뇨기과에서는 항콜린제 같은 약물을 통해 방광 근육을 조절하거나 통증을 완화시키도록 하고, 저주파 전기 자극을 통해 신경근육을 조절하는 저주파 요법도 활용한다. 

정상적인 방광 기능 회복을 목표로 3∼6개월 꾸준히 치료받아야 결과가 좋다. 무엇보다 환자 스스로의 꾸준한 관리가 치료의 기본이다. 우선 커피, 알코올, 탄산음료에는 인공감미료, 구연산 등 방광을 자극하는 물질들이 있어 제한해야 한다. 카페인은 이뇨 작용과 방광을 흥분시키는 작용을 하는 등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음료나 음식물 선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 과하게 많거나 적은 수분 섭취 역시 증상을 악화시키니 수분 섭취량 조절도 중요하다. 

소변을 참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 가면서 방광을 훈련시키는 것도 도움이 된다. 평소 소변 보는 시간을 점검한 후 간격을 30분씩 늘리는 식으로 소변 보는 횟수를 하루 7회 이하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시행하는 게 좋다. 

운동요법으로는 골반저근육을 사용하는 운동법이 있는데, 요의를 느낄 때 스스로 골반 근육을 수축시켜서 방광 근육이 수축되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대변을 참듯 괄약근을 5초간 조여 주고 이완시키는 동작을 되풀이하는 케겔운동도 적절하다.

<나은병원 비뇨의학과 이춘용 명예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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