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지역에서 무려 11년 넘게 도시개발사업조합과 대주단의 채권·채무 문제로 난항을 겪던 ‘일산 덕이구역 개발사업’이 정상화될 전망이다.

12일 시에 따르면 일산 덕이구역 개발사업 대주단이 지난 7일 덕이조합의 모든 채무를 탕감하고 잔여 사업비를 부담하는 대신 남은 체비지를 현물화하는 조건으로 협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11년간 해당 사업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채권·채무 문제가 해결되면서 일산 덕이구역 도시개발사업이 정상 궤도에 올라 그동안 재산권 제한을 받았던 덕이동 하이파크시티 아파트 총 5천159가구의 대지권 등기가 가능해졌다.

앞으로 확정측량, 준공, 환지 청산, 대지권 등기 등 나머지 행정절차를 거쳐 내년 5월까지 대지권 등기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동환 시장은 "지난 11년간 불안과 고통을 느끼며 지낸 덕이구역 주민들의 숙원을 해결하고, 덕이구역 도시개발사업을 정상화할 전환점이 마련돼 매우 기쁘다"며 "이후 행정절차를 조속히 이행해 하루빨리 대지권 등기 설정이 이뤄지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덕이구역(하이파크시티) 도시개발사업은 환지 방식 사업으로 관련 규정에 따라 최종 환지처분공고와 처분이 완료돼야만 대지권 등기가 설정되는 상황에서 실질 공사는 2013년 완료됐지만 확정측량 이전 단계에서 멈춰 11년간 사업 준공이 지연됐다.

이 과정의 표면적 이유는 쓰레기 자동집하시설 기부채납 문제로 알려졌으나 최근 고양시·시의회·주민 간 노력으로 2023년 12월 15일 제279회 고양시의회(제2차 정례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일단락됐다.

하지만 실질적 이유인 조합의 채권·채무 문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부동산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돼 분양이 어려워지자 대주단이 시행사인 드림리츠에 기한이익상실(대출금 회수)을 통보하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중단돼 채무를 상환할 길이 없는 탓이었다.

결국 대주단이 채권을 매각하면서 몇 차례 채권 변동을 거쳐 당초 2·3·4단지 시공사였던 신동아건설이 부실채권을 전부 매수한 가운데 대주단이 단일화되면서 조합과 대주단의 채권·채무 문제 협상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또 시는 대주단과 조합의 협상이 원만히 진행되도록 가교 역할에 나서 사업 준공이 지연됨에 따라 잔여 사업비 보전을 위해 조합이 예치한 사업비 지급을 최대한 억제하며 공공시설 토지 매각을 막고 조합과 협상을 지속하면서 사업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다.

마침내 시는 지난해 12월 7일 신동아건설 우수영 대표이사와 면담 자리를 마련하고 앞으로 사업 정상 추진을 위해 상호 적극 협력하기로 약속하고 이번에 조합과 대주단의 이 같은 협약 체결을 이끌어 냈다.

고양=조병국 기자 chob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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