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청 전경. /사진 = 인천시교육청 제공
인천시교육청 전경. /사진 = 인천시교육청 제공

인천시교육청이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영어 능통자를 선발 기준으로 제시해 일반 학생들 참여 문턱을 높였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3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월 직업계고 학생의 해외 취업·진학을 돕고 해외 우수 학교 탐방과 실습·문화 체험으로 글로벌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적으로 ‘2024 글로벌 잡 스쿨(Global Job School) 해외학교 연계 진로·직업 캠프’ 지원자를 오는 20일까지 모집한다는 운영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캠프는 4개 분야(공학계열, 상경계열, 디자인계열, 조리·제빵)에서 해외 취업과 진학에 관심을 둔 고2 학생 20명을 선발해 7월 8박 9일 일정으로 호주 브리즈번에서 실습과 견학을 할 계획이다.

그러나 시교육청이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학생으로 선발 자격을 제한해 평소 사교육으로 영어를 익힌 학생들이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직업계고 학부모 A씨는 "돈이 없어 공교육만으로 영어를 배운 일반 가정 학생 가운데 영어 능통자가 몇이나 되겠나. 사교육으로 영어를 배운 특정 학생들이 절대 유리하다"며 "영어가 부족해도 요즘 학생들은 통역 프로그램을 활용해 얼마든지 수업이 가능한데, 참여 의지가 아니라 영어 능력에 따라 세운 선발 기준은 구시대적 발상이자 차별이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직업계고 학부모 대화방에서도 70%가 이번 선발 기준에 부정적인 만큼 문턱을 낮춰 일부가 아닌 모든 학생들에게 참여 기회가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프로그램 대상이 오랜 기간 해외 취업·진학을 준비한 학생이기에 어느 정도 영어 구사 능력을 지닌 학생으로 대상이 좁혀지기는 하지만, 사교육이 아니더라도 영어를 잘하는 학생이 많아 문턱이 높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영어 능통자에게 유리해도 선발에 필수는 아니고, 다른 항목들을 종합해 선발하므로 강한 참여 의지와 심사 준비만 잘하면 선발되리라 본다"고 말했다.

이어 "특출난 영어 능력이 필요없는 시교육청 해외연수 프로그램도 많기에 지원 기회는 어느 정도 돌아간다고 보며, 부족한 홍보를 강화해 참여 기회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동현 기자 kd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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