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시 내손동의 한 식당이 계원예술대학교 광고·브랜드디자인과 학생들 도움으로 새롭게 탈바꿈했다.
의왕시 내손동의 한 식당이 계원예술대학교 광고·브랜드디자인과 학생들 도움으로 새롭게 탈바꿈했다.

"가게 홍보가 고민이었는데 학생들 덕에 해결했어요."

14일 만난 50대 한모 씨는 "허름했던 가게가 학생들의 독특한 아이디어로 새롭게 탈바꿈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음식점을 운영 중인 한 씨는 가게를 홍보할 방법을 찾느라 날마다 고민이었다. 10년이 넘도록 같은 메뉴판과 입간판을 사용해 얼룩지고 낡은 데다, 횟집이란 포인트도 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 씨의 고민은 지난해 11월 해결됐다. 손 글씨로 쓴 데다 구겨지고 얼룩져 알아보기 힘든 메뉴판은 새로 인쇄한 뒤 변형되지 않도록 시트지도 입혔다. 외부 간판은 상호를 입체화하고 주력 상품 3~4개만 표시해 고객들이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보도록 했다. 더욱이 가게 테라스 기둥을 나뭇잎 넝쿨로 포인트를 주고, 하단에는 대표 메뉴를 한 번 더 표기해 홍보 시너지를 더했다.

고민 해결사로 나선 이들은 계원예술대학교 광고·브랜드디자인과 학생들이었다. 이들은 4년 전부터 학교 주변인 의왕 내손1·2 상인회와 협력해 상권을 활성화하는 ‘로컬 상권 살리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학생들은 매월 2학기가 시작하는 9월부터 12월까지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30여 명의 학생들이 2인 1조로 가게를 방문해 문제점과 개선점을 파악한 뒤 눈에 잘 띄도록 디자인을 입혀 메뉴판과 입간판 들에 변화를 준다.

상인들의 홍보에 도움을 주고자 네이버, 인스타그램, 유튜브와 같은 SNS 계정도 만들어 주고, 자신들의 SNS도 활용해 해당 상가를 홍보한다.

한 씨는 "학생들 덕에 어려웠던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 활용이 가능해졌고, 다양한 이벤트도 접목하니 손님이 많이 늘었다"고 했다. 

부대찌개 전문점을 20년째 운영 중인 70대 노부부도 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메뉴판과 로고 간판 따위를 새로 교체했다.

점주 김모 씨는 "간판과 메뉴판이 많이 낡아서 어찌할지 고민이었는데 학생들이 해결해 준 덕분에 손님도 많아지고 매출도 늘었다"며 "학생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꼭 찾아와서 문제점은 없는지 사후 점검까지 해 준다"고 전했다.

이 일대 상가들은 매년 30여 곳이 계원예대 광고·브랜드디자인과 학생들의 도움을 받는다.

이인영(2년)씨는 "10년이 넘도록 민속주점을 홀로 운영하던 60대 가게 사장님을 도와줬다"며 "허름한 메뉴판 교체를 비롯해 인스타그램·네이버를 비롯해 사람들에게 알려지도록 했는데 전공도 살리고 상인들에게도 힘이 되니 보람이 크다"고 했다.

김남형 계원예술대 광고·브랜드디자인과 교수는 "고령의 소상공인들이 많아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홍보나 마케팅을 활용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계속해서 지역상권을 살리는 다양한 방법을 학생들과 모색하겠다"고 했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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