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하철 1호선 경인교대입구역에 설치된 ‘IT작은도서관’이 개관 13년 만에 폐관 수순을 밟는다.

보편화된 전자책(e-BOOK) 열람 시스템과 함께 이용률 감소가 원인인데, 도서관 이용객들 사이에서는 아쉬운 목소리도 나온다.

14일 인천 계양구인재양성장학교육재단에 따르면 최근 공지를 통해 오는 29일 운영을 끝으로 도서관 폐관 소식을 알렸다.

도서관은 2011년 2월 주민의 문화 소양을 함양한다는 목표로 개관했다.

경인교대입구역 지하 1층에 위치한 도서관은 개관 당시만 해도 첨단 IT망을 구축한 ‘국내 최초 지하철 역내 IT도서관’이었다. 종이책을 빌려 보는 기존 도서관과는 달리 컴퓨터를 이용해 전자책과 학술논문 등을 열람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전자책 열람용 컴퓨터 10대를 비롯해 오디오북, 전자신문, 정기 간행물을 갖췄다. 591권의 장서도 마련돼 대출 서비스가 가능했다.

또 1만여 권의 전자책과 가을 평생학습 프로그램, 노인을 위한 대활자본(큰 글씨) 도서 공간도 있어 주민들 ‘사랑방’이자 ‘문화창구’ 구실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일반 도서관에서도 전자책 대출과 열람이 가능해지고, 공공 북카페가 신설돼 고유 기능이 사라졌다.

이용객도 크게 줄었다. 개관 초기와 달리 최근 이용객 수는 일일 평균 4∼5명 수준에 그친다.

더욱이 인건비와 임대료, 전기세 등 매년 6천만 원가량의 예산도 도서관 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계양구 주민 A(71)씨는 "신문과 잡지, 책 등을 보러 종종 이용하던 곳이 사라져 못내 아쉽다"며 "아예 폐관하기보다는 시대에 맞게 정비해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구인재양성장학교육재단 관계자는 "지역 도서관과 주변 북카페, 동 행정복지센터 등이 IT작은도서관 역할을 해 부득이 폐관하게 됐다"며 "장서와 집기 등은 지자체 수요조사를 거쳐 필요한 기관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했다.

우제성 기자 godo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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