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익유수지를 찾는 저어새와 멸종위기 물새들. <사진= 인천녹색연합 제공>
학익유수지를 찾는 저어새와 멸종위기 물새들. <사진= 인천녹색연합 제공>

인천시가 학익유수지 매립 조성 타당성 검토에 나서자 인근 주민들과 환경단체, 이전 가능성이 제기된 송도국제도시 주민들까지 반발한다.

15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 자연재난과는 최근 ‘학익유수지 매립 및 대체유수지 조성 타당성 검토 용역-용역사업 집행계획 및 사업수행능력평가서 제출 안내 공고’를 냈다. 용역비는 3억3천여만 원으로 용역기간은 착수일로부터 10개월이다. 유수지를 매립하는 방안과 송도 9공구 인근에 대체유수지 조성이 가능한지 살펴본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유수지 인근 주민들과 환경단체, 송도국제도시 주민들은 매립에 반대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관교동·용현2동·주안1·3동·학익1동 주민자치회 주민들과 인천녹색연합·가톨릭환경연대를 비롯한 총 23개 단체는 성명서를 내고 매립 추진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인천녹색연합 관계자는 "학익유수지는 미추홀구 유일한 생태습지이자 철새 서식지로, 민원을 구실 삼아 환경 파괴 토목사업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며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EAAF)에 당당히 들어갈 만한 국제적인 철새 도래지인 만큼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해 합당한 보호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도국제도시 주민들도 민원을 제기하고 펼침막을 내걸며 항의했다.

송도5동 주민 이모(42)씨는 "이미 악취시설로 문제가 된 상황에서 송도 9공구로 이전을 검토한다니 이쪽 주민들은 악취를 감내하라는 건지 황당하다"며 "현재 반대 민원이 상당한데 예산을 들여 용역을 진행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주민들은 이전을 강력하게 반대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학익유수지는 2009년 학익동 723 일원에 43만3천612㎡ 규모로 조성한 방재시설로 총 3만5천t 물을 저장한다. 침수 방지 시설로 만들었지만 유수지 바닥에 퇴적물이 쌓이며 오히려 저수율이 떨어지고 심각한 악취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학익유수지 방재 능력 검토, 악취·수질환경 개선계획 수립과 대체유수지 조성 타당성 여부를 종합 검토하고자 용역을 추진 중이지만, 이는 대체유수지 대상지 선정을 전제로 하는 용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손민영 기자 sm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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