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 방침에 반대해 서울 빅5 병원 전공의들이 20일부터 업무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하고, 인천 가천대 길병원 전공의들 수십 명도 사직서를 제출해 의료대란에 대한 우려가 깊어진다. 18일 인천시 남동구 가천대 길병원 응급실로 한 응급환자가 옮겨진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 방침에 반대해 서울 빅5 병원 전공의들이 20일부터 업무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하고, 인천 가천대 길병원 전공의들 수십 명도 사직서를 제출해 의료대란에 대한 우려가 깊어진다. 18일 인천시 남동구 가천대 길병원 응급실로 한 응급환자가 옮겨진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의사들 집단행동에 의료대란이 우려되며 응급실을 자주 찾는 어린이 보호자들의 불안감이 커진다.

인천지역은 검단위키즈병원과 연세소아과의원, 영종이엠365의원, 청라연세어린이병원 4곳을 달빛어린이병원으로 지정해 평일 오후 9~11시 운영하지만 24시간 소아전문 응급의료센터는 길병원과 인하대병원뿐이다.

19일 보건복지부 집계와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인천은 현재 길병원이 전공의 196명 중 71명, 인하대병원은 158명 중 100명이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아직 업무를 중단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근 기관지염 같은 호흡기 바이러스가 유행해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들은 폐렴과 천식, 열경련으로 응급실을 찾는 경우가 많아져 상급의료기관 축소 운영에 불안감을 호소한다.

3세 자녀를 둔 김모(32)씨는 "기관지염이 심해지면 천식이 되고, 천식으로 호흡곤란이 오면 응급실에 가서 산소를 넣는 호흡기 치료와 수액을 맞아야 한다"며 "요즘 기관지염이 유행하는데, 의료대란으로 의사들이 그만두는 상황에 응급실을 찾게 되면 어쩌나 싶어 너무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기관지염은 목에서 폐로 연결된 기관에 바이러스성 세균이 침투해 염증을 일으키는 호흡기질환이다. 최근 독감이 유행하며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 기관지염이 함께 증가했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진행되는 만큼 어린이나 노약자, 폐결핵 질환자들은 쉽게 감염되며 급성으로 발생하면 가래가 많이 생기고 호흡곤란이 발생한다.

특히 어린이들은 열과 함께 기침을 동반하고 만성으로 발전 시 중증 비정형 폐렴과 소아천식으로 이어져 주의가 필요하다.

길병원 관계자는 "전공의가 줄어들면 발생할 의료공백을 최소화하고자 중증환자 위주로 응급실을 운영하는 축소 방안을 계획 중"이라며 "복지부 방침에 따라 사표는 수리하지 않고 사태를 지켜보며 여러 가지 해결책을 도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하대병원 관계자도 "소아응급의료센터는 전공의가 많지 않아 운영에 차질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의료법에 따르면 의료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중단하면 복지부 장관이나 시도지사가 ‘업무 개시’ 명령을 할 수 있다. 의사들이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1년 이하 자격 정지뿐만 아니라 3년 이하 징역형을 받게 된다.

손민영 기자 sm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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