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한 경기도내 전공의 67.8%가 사직서를 제출해 대규모 병원 이탈이 현실화된 21일 경기도 한 대학병원 로비에서 환자가 휠체어에 앉아 대기한다. 도는 적극적인 선제 대응을 위해 비상진료대책상황실에서 비상진료대책본부로 격상하고, 24시간 응급의료 비상진료체계 가동 방침을 밝혔다.  전광현 기자 jkh16@kihoilbo.co.kr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한 경기도내 전공의 67.8%가 사직서를 제출해 대규모 병원 이탈이 현실화된 21일 경기도 한 대학병원 로비에서 환자가 휠체어에 앉아 대기한다. 도는 적극적인 선제 대응을 위해 비상진료대책상황실에서 비상진료대책본부로 격상하고, 24시간 응급의료 비상진료체계 가동 방침을 밝혔다. 전광현 기자 jkh16@kihoilbo.co.kr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사직서를 낸 전공의 숫자가 이틀 만에 8천 명을 넘겼다. 이들의 후배인 의대생들도 7천여 명이 집단 휴학 신청을 했다. 의료현장에선 혼란과 환자들의 한숨이 커지는 상황이다.

21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10시 기준 100개 수련병원 전공의의 71.2%인 8천816명이 사직서를 냈다. 이 가운데 63.1%인 7천813명은 근무지를 이탈했다. 복지부는 현장점검 후 6천112명에게 업무개시(복귀) 명령을 내렸다.

경기지역 상황도 비슷해 33개 병원에서 전공의 2천321명 중 1천573명(67.8%)이 사직서를 냈다.

아주대병원의 경우 225명의 전공의 대다수가 사직서를 냈고, 30%는 근무지를 벗어났다. 192명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낸 분당서울대병원을 비롯해 카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고려대안산병원, 한림대평촌성심병원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 중이다. 의대생 휴학 신청도 19일 1천133명에서 20일 7천620명으로 늘었다. 전국 의대생이 2만 명가량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43.8%가 휴학계를 낸 셈이다.

전공의 사직과 근무지 이탈이 이틀째 이어지면서 의료현장 혼란은 더 해졌다.

아주대병원은 교수진과 전문의, 간호사 근무시간을 늘리고, 급한 수술을 제외한 일부 수술 날짜를 환자 쪽과 상의해 변경했다. 정형외과를 비롯한 일부 진료과에는 신규 외래 진료 예약을 당분간 받지 않기로 했다.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도 일부 진료과의 신규 외래 예약이 어려워졌다.

환자들 불만과 한숨은 더 커진다.

한 환자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다음 주 수술이 전공의 파업으로 지연됐다"며 "수술이 지연되면 피해보는 건 환자들인데 누가 보상해 주냐"고 토로했다.

한 병원 관계자는 "교수와 전문의 중심의 비상진료체계를 운영 중이지만 앞날이 더 걱정"이라며 "의료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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