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포크라테스 선서하는 의대 졸업생들. /사진 = 연합뉴스
히포크라테스 선서하는 의대 졸업생들. /사진 = 연합뉴스

의사 집단행동이 확산 일로다. 전공의 병원 이탈이 의대 졸업생의 ‘인턴 임용 포기’로 번졌고, 전공의들의 빈자리를 채운 전임의와 4년차 레지던트가 이탈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의료대란이 장기화하자 아동학회·장애인 단체와 같은 의료약자들은 이들의 복귀를 촉구했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곳곳에서 의대 졸업 후 전공의 수련을 위해 수련병원으로 와야 할 인턴들의 ‘임용 포기’ 선언이 속출한다.

지난 23일 기준 임용 포기 선언을 한 인턴은 전남대병원 86명, 조선대병원 32명, 제주대병원 19명, 경상대병원 37명, 부산대병원 50여 명 들이다.

순천향대 천안병원과 단국대병원에서도 각각 32명이 임용을 포기한다고 집계했다.

현재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빈자리는 전임의와 교수들이 외래 진료와 수술, 입원환자 관리, 야간당직을 맡는다.

일부 병원은 전공의가 떠난 응급실을 24시간 유지하고자 3교대 근무를 교수와 전임의의 ‘2교대 근무’로 바꿨다.

전임의는 전공의 과정을 마친 뒤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고 병원에 남아 세부 전공을 배우는 의사로 펠로나 임상강사로도 불린다.

사실상 병원 내 전문의 중 가장 젊은 의사들로 2월 말 기준 1년 단위로 재계약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적지 않은 전임의들이 재계약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전공의들의 복귀가 요원한 상황에서 과중한 업무 부담이 이들을 흔든다.

현장에서는 전공의 말년인 ‘레지던트 4년차’도 전문의 획득 후 병원을 떠난다는 우려도 크다.

전공의 병원 이탈로 ‘의료대란’이 장기화하자 아동학회·장애인 단체들이 이들의 복귀를 촉구했다.

한국아동복지학회는 이날 ‘아동의 건강권을 지켜주십시오’라는 제하의 성명문을 내 "하루속히 의료 현장으로 돌아와 572만 명 아동의 건강권을 지켜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학회는 "유엔(UN) 아동권리협약에도 명시했듯 아동은 건강하게 자랄 권리가 있고, 건강권은 법적으로 보장돼야 한다"며 "자라나는 아동들에게 적절한 시기의 치료는 아동과 가족의 삶의 질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도 "평소에도 장애인들은 병원에 가기조차 힘든데 이번 사태로 더욱 생명에 위협을 느낀다"며 "환자 생명의 가치를 한 번 더 생각해 속히 의료 현장으로 돌아와 달라"고 요청했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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