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주 변호사
박노주 변호사

오랜 기간 리더들을 바라보면서 느낀 점은, 인간은 그다지 선한 존재는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리더에게 지나친 권력과 부와 명예가 집중되는 제도를 유지하는 한 인간의 선하지 못한 면이 언제라도 표출될 위험을 내포한다. 인간이 선한 존재라는 전제 하에 마련된 제도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권력과 부와 명예의 부패를 한탄할 게 아니라 이들을 철저히 분산하도록 하는 제도적 보완에 힘써야 한다. 더구나 거대한 권력이나 부나 명예가 인간을 진정으로 행복하게 하지도 못한다. 

리더는 능력뿐 아니라 인격이 겸비돼야 한다. 인간의 모든 언행은 인격에 기초한다. 잠시 위선적 언행을 할 수는 있겠지만 계속 본모습을 감출 수는 없다. 꾸준히 성찰을 해 언제 어디에서 갑자기 어떠한 언행을 하더라도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

리더는 솔직해야 한다. 리더라고 모든 사항을 알 수는 없다. 모르는 것을 안다고 하는 경우 거짓임이 밝혀지면 신뢰를 잃는다. 이 경우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리더는 자기 자신의 생각과 단체의 의사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 사적 이익 추구뿐 아니라 사적 신념의 관철을 고집해서도 안 된다. 자신의 신념이 옳고 그것이 단체 이익에도 부합하다고 확신한다면 이를 구성원들에게 이해시키려 노력하고, 반대자 의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때 리더의 지위가 구성원들의 의사 형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리더는 구성원들이 친구가 되고 싶어 할 정도의 인간적인 사람이어야 한다. 이는 감성의 문제다. 리더가 5리를 같이 가자고 할 때 10리를 같이 가고 싶은 사람이어야 한다. 리더가 적진을 향해 돌진할 때 뒤따를 수 있을 정도의 강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

리더는 무조건 겸손해야 한다. 겸손할수록 존경을 받는다. 리더는 군림하는 자리가 아니라 봉사하는 자리다.

인간의 불완전성으로 인해 권력은 부패하는 속성이 있으므로 반드시 제도적 통제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리더 스스로 이러한 노력을 해야 한다.

사이렌의 유혹하는 노랫소리가 들려오면 사람들은 광란하는 물속으로 뛰어들지 않을 수 없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미리 밧줄로 자기 자신을 돛대에 묶어 놓아야 한다. 오디세이처럼.

리더는 각 구성원들의 가정 등 개인 사정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내부 사정에 문제가 있으면 단체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에도 문제가 있게 된다.

리더는 단체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어야 한다. 계속 관심을 갖고 연구하다 보면 문득 스치는 바람이나 냄새로도 구성원들이 보지 못하는 곳까지 볼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노력 없이 만연히 단체의 의사나 자신의 신념에 따른다면 단체를 엉뚱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리더는 지식뿐 아니라 혜안이 있어야 한다.

정상에 이르는 길은 수없이 많다. 단체가 등산을 할 때는 리더가 선택한 길이 명백히 부당하다는 증거와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한 이에 따라야 한다. 이것이 민주주의와 단체생활의 기본 원칙이다. 이에 반하는 의견 제시를 넘어 투쟁할 경우 이에 대한 책임을 각오해야 한다.

현명한 리더가 존재하려면 현명한 구성원이 존재해야 한다. 이러한 전제조건 없이도 단체를 이끌어 가야 하는 경우가 현실일 수도 있다. 이 경우에도 불평 없이 단체를 성공으로 이끄는 리더가 영웅이다.

리더는 단체의 진행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친다. 단체 구성원들을 부정의 부도덕, 불합리한 길로 몰아가기도 한다. 심지어 불법을 자행하게 하기도 한다. 이 경우 리더가 아니라 조직폭력배다. 

따라서 이러한 리더에 휘둘리는 단체 구성원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인류의 큰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인성을 회복시키는 노력을 하는 것이 좋다. 옳고 그름에 관한 판단력을 회복시켜야 하는 것이다. 지극히 어려운 길이지만 인류의 평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이에 인문학이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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