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 부천병원 임수빈 신경외과 교수가 서울의 종합 대형병원에서 시술 어렵다고 판단된 고난도 척수종양 환자의 무 수혈 수술에 성공해 주목받는다.

26일 부천병원에 따르면 2020년 심한 어깨 통증과 물건을 이유 없이 떨어트리는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A(45·여) 씨는 MRI 검사 결과 ‘척수종양’ 진단을 받았다. 종교적 신념으로 수혈을 원치 않았던 홍 씨는 유명하다는 서울 유수의 대형병원과 대학병원 5곳에서 진료를 받았지만 ‘종양이 척수신경의 앞쪽 위치에 있어 마비의 위험이 크고, 출혈 위험이 있어 무수혈 수술은 어렵다’는 말을 공통적으로 들었다. 2년간 수술을 받지 못했고 이제는 상지뿐 아니라 다리까지 약해져 걷기 힘든 증상도 나타났다. A씨는 종교단체 교섭위원회의 여러 교우가 ‘임수빈 교수에게 수술을 받고 호전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천병원을 찾았다. 

임수빈 교수는 그를 종양을 수혈 없이 완전히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 종교적 신념, 감염 우려로 수혈을 원치 않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으나 무수혈 수술은 여러 가지 면에서 까다로워 이를 자신 있게 시술할 수 있는 의료진은 전국적으로 손에 꼽힌다.

임 교수는 "종양이 뇌간과 척수의 이행부이자 신경구조의 앞쪽에 위치해 보통의 방법인 뒤쪽 정중선 접근과 후궁 절제를 통한 수술은 전신마비의 위험이 크고 근육견인손상 및 출혈 위험도 있어서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귀 뒤쪽으로 접근해 척수를 둘러싼 경막의 옆에서 경막을 절개 후, 최대한 신경구조를 건드리지 않도록 수술 계획을 세웠다. 그 결과, 수술 시 수혈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의 적은 출혈만 있었으며, 마비의 후유증도 없이 척수종양만 완전히 제거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척수종양 수술이 가능한 대형병원 여러 곳에서 몇 차례 진료를 받았지만, 모두 ‘무수혈 수술이 어렵다’, ‘수술 후 마비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두려워서 수술 결정을 하지 못하고 수년간 치료가 늦어졌고, 예측한 대로 하지마비 증상까지 나타나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었다.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것처럼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 종양 제거 수술을 성공해 감사 드린다"는 뜻을 전했다.

임수빈 교수는 "환자의 종교적 신념을 존중해 치료하는 것도 의료진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무수혈 수술은 가능하기만 하다면 종교적 신념을 떠나 용혈 등 수혈에 따른 각종 혈액반응 부작용을 피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수술 중 지혈을 위한 세심한 노력이 무수혈 수술의 핵심이다"고 했다. 

부천=최두환 기자 cdh9799@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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