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불임을 유발하는 대표적 유전 질환인 클라인펠터 증후군 환자에게 정자 채취술을 시행하면 기존보다 높은 임신율을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7일 분당차여성병원에 따르면 난임센터 유영동 교수팀(권황 소장, 신지은 교수)은 최근까지 총 118명의 클라인펠터 증후군 남성에게 현미경적 고환조직 채취수술(TESE)을 시행해 49.2%(58명)에서 정자를 채취했고, 이 중 53.5%(31명)가 세포질 내 정자 직접 주입술로 배우자가 임신과 출산에 성공했다고 집계했다.

이 수치는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연구 중에서도 매우 높은 정자채취와 임신율이다.

클라인펠터 증후군은 가장 흔한 일차성 성선저하의 원인으로, 약 500명의 남아 중 1명 꼴로 발생하는 유전질환이다.

클라인펠터 증후군 남성의 대부분은 불임으로 진단되며, 무정자증 남성의 11%가 해당한다.

이 증후군 남성의 50%가 질환을 모르는 상태로 살다가, 성인 시기에 임신을 준비하는 도중 우연히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현미경적 고환조직 채취수술은 고환을 절개해 고환 조직 내 정자를 분리하는 시술로, 무정자증 남성에서 정자를 채취하는 시술이다.

클라인펠터 증후군은 숙련된 의료진이 아니면 정자 채취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유영동 교수는 "클라인펠터 증후군은 유전 질환이라 빠른 진단을 통한 관리가 가장 중요하고, 유전질환-내분비질환-남성난임 의료진과의 진료 연계가 필수적"이라며 "성 호르몬 수치만 보고 성급하게 남성 호르몬 치료를 시작하면, 오히려 영구적으로 고환 기능 퇴화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거쳐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비뇨의학회 공식 학술지 「ICUrology(Investigative and Clinical Urology)」에 게재됐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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