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PG). /사진 = 연합뉴스
공천 (PG). /사진 = 연합뉴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경기지역 4·10 총선 후보자 공천을 진행 중이지만 우선 추천이라는 명분으로 ‘낙하산 공천’, ‘단수 추천’으로 일관하면서 상향식 공천을 포기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총선 출마를 희망했던 다수 예비후보들이 경선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하면서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후보 공천이 아닌 당리당략에만 치중한 공천이라는 비판이 뒤따른다.

27일 여야에 따르면 경기도 59개 선거구 중 국민의힘은 이날까지 29곳의 후보 공천을 확정지었다. 하지만 대부분에 해당하는 27곳은 단수 또는 전략공천되면서 당내 경쟁 없이 후보 자격을 획득했다.

각 지역에서 총선 출마를 준비했던 상당수 예비후보들이 전략공천이라는 당의 명분으로 그간의 지역 활동을 평가받아야 할 경선 기회를 상실했다.

그러면서 각 선거에서 탈락한 예비후보들의 반발이 상당하다.

지난 26일 용인갑 선거구에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이 전략공천되자 이 지역에 출마했던 국민의힘 소속 6명 중 강만희·윤재복·김희철 예비후보 3명은 일제히 반발했다. 이들은 이 전 비서관이 당초 서울 강남에 공천을 신청했고 용인 지역과 별다른 인연이 없음에도 찍어누르기식 공천이 이뤄졌다며 연대를 통해 무소속 후보를 내겠다는 의사를 표출 중이다. <관련 기사 6면>

앞서 장성민 전 의원이 단수 공천된 안산상록갑에서도 같은 당 김석훈 예비후보가 26일 중앙당사를 찾아 경선 실시를 요구하며 반발하기도 했다.

당내 공천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고양정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형국이다. 총 9명이 공천을 신청해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선거구지만 공관위가 김현아 전 의원을 단수 추천하면서 타 예비후보들의 반발을 샀다. 이후 김 전 의원의 공천까지 보류되면서 예비후보들은 큰 혼란에 빠졌다.

민주당도 대다수 도내 현역들이 별다른 경쟁 없이 단수 공천을 확정 지은 가운데 경쟁자들이 공정한 경선을 요구하며 거세게 반발한다.

25일 안양지역 3개 선거구(만안, 동안갑, 동안을)에 현역 의원들이 일제히 경선 없이 단수 추천되자 경선 기회를 얻지 못한 예비후보들이 일제히 재심 신청에 더해 중앙당사 앞에서 단식농성까지 하면서 비판의 수위를 높인다.

민주당이 이날까지 공천을 완료한 도내 선거구는 23곳으로, 20곳에서 경선 없이 후보가 단수로 공천됐다.

단수 공천이 이뤄지면서 출마가 막힌 도내 한 예비후보는 "지역에서 일꾼으로 선택받고자 했던 노력이 일방적인 결정으로 물거품이 됐다"며 "상향식 공천을 포기하고 아무런 관련도 없는 인물을 공천한 것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위"라고 했다.

박건 기자 gu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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