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에 대한 이야기가 심심찮게 소개된다.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al)·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말로 요약된다.

뭔가 거창하고 어려운 용어로 들리는데, 쉽게 말하자면 집 앞 식당에서 만드는 음식이 싸고 맛만 좋으면 그만이었지만, 이제는 조리에 쓰던 기름을 하수구에 흘려보내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지, 종업원을 성차별하거나 과도하게 힘든 노동을 시키는 건 아닌지, 음식점 주인이 세금을 잘 내는지 등을 묻고 따지는 것을 의미한다.

아무리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ESG 경영을 실천하지 않는 기업은 투자자와 소비자들에게 외면받는다.

이윤이 많이 나는 기업이 성장하던 시대에서 앞으로는 ESG 경영을 어떻게 수행하느냐에 따라 기업 가치가 좌우된다.

글로벌 스포츠업체 나이키의 노동 문제는 ESG 경영의 사회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 준 사례로 손꼽힌다.

나이키에 2000년대 초반까지 축구공을 납품하던 업체가 파키스탄 아이들에게 하루 6센트 임금을 주고 노동시킨 실태가 보도되면서 세계적인 비난을 받았다. 보도 이후 아동 인권 문제가 사회적으로 퍼지면서 나이키 불매운동이 이어졌으며, 기업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이후 나이키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진정성 있는 개선책을 시행한 뒤에야 실추됐던 기업 가치가 복원됐다. 기업의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 사례다.

ESG 경영은 환경오염이 줄어들고, 노동력 착취·성인지 등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며, 기업의 투명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투자 가치가 높고 소비자에게 사랑받는다.

불경기 속에 전쟁 이슈 등으로 관심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조만간 미국, 유럽과 더불어 우리나라도 ESG 경영을 얼마나 수행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공개될 예정이다. 상장기업은 공시가 의무화되고, ESG 우수 중소기업은 정부 지원을 받는다. 공공기관에 대해서도 ESG 경영 평가가 강화된다.

미국, 유럽 등 우리나라 주력 수출시장은 환경기준이 높아지고 탄소배출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다. ESG 경영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다.

ESG 지표를 성과평가의 기준으로 정하고,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도덕성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장착하고 실행에 옮겨야 할 때다.

  <임영근 기자>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