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동구의 한 목욕탕./유지웅 기자 yjy@kihoilbo.co.kr
인천 동구의 한 목욕탕./유지웅 기자 yjy@kihoilbo.co.kr

인천시 동구에서 목욕탕을 운영하는 조모(82)씨는 고민에 휩싸였다. 코로나 시기도 이겨 내며 10년간 자리를 지켰지만 최근 들어 손님 발길이 뚝 끊겨서다.

그나마 찾아오는 손님들로 가스요금과 수도세는 근근이 메웠지만 매출은 반토막이 나 입에 풀칠하기도 어렵다.

조 씨는 "코로나 때보다 지금이 더 어렵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폐업도 고려해야 할 듯싶다"고 말했다.

남동구에서 찜질방을 운영하는 김모(64)씨도 매출 감소로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울 지경이다. 운영하던 아이스방은 가동을 멈췄으며, 내부 식당은 문을 닫았다.

김 씨는 "과거에는 가족과 함께 방문하는 이들로 북적였지만, 현재는 혼자 오는 손님들이 대다수"라며 "가스비와 인건비 부담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동네 목욕탕들이 경영 악화로 고사 위기에 놓였다.

3일 지역 목욕업계에 따르면 2020년 2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되면서 경영 악화가 시작됐다. 집합금지 명령으로 손님 발길이 끊긴 당시보다는 상황이 나아졌지만 크게 회복되지는 않았다.

더욱이 최근 3년간 도시가스 요금이 30%가량 상승해 경영 악화가 심화되는 실정이다.

결국 지역 터줏대감 목욕탕들은 폐업 수순을 밟았다.

2002년 문을 열어 20년간 자리를 지키던 미추홀구 스파시스는 2020년 문을 닫았고, 1962년부터 영업하던 동구 송현한증막은 올 1월 폐업했다.

목욕업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끊긴 손님이 좀처럼 돌아오지 않는다"며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동네 작은 목욕탕부터 큰 목욕탕까지 폐업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유지웅 기자 yj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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