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원  아인병원 신경외과 원장
윤종원 아인병원 신경외과 원장

따뜻한 봄기운이 느껴지는 3월, 추운 겨우내 움츠려 있다가 신체활동이 늘어나는 이 시기에 유독 허리 질환으로 신경외과를 찾는 환자들이 늘어난다. 

평소 경미하게 있던 허리 통증이 악화되거나, 아니면 이제껏 겪어보지 못했던 허리 통증이 갑자기 발생하면서 다리로 뻗치는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혹은 가만히 앉아 있으면 아무 증상이 없는데 걷기만 하면 엉덩이, 다리 쪽으로 저림이나 통증이 발생해서 걷다가 쉬었다가를 반복해야 한다. 

바로 허리에 발생하는 ‘디스크 파열’과 ‘척추관 협착증’이라는 질병의 대표적인 증상들이다. 

허리 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쿠션과 같은 역할을 하는 연골 조직인데, 이 디스크의 외부조직(섬유륜)이 찢어지면서 약해진 내부조직(수핵)이 바깥으로 흘러나오게 되면 ‘허리 디스크 파열’이라고 진단한다. 찢어진 섬유륜과 흘러나온 수핵에 의한 신경압박이 허리나 다리의 통증, 저림을 유발하게 된다.

척추관 협착증은 말 그대로 척추관이 협착되는, 즉 좁아지는 병이다. 척추관은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데 이 척추관을 둘러싸고 있는 연골(디스크), 인대, 관절 등이 퇴행성변화로 인해 굵어지고 딱딱해지면서 신경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게 된다. 

좁아진 신경 통로 안에서 엉덩이,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이 옥죄여 압박되다 보니 저림,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허리 디스크 파열이나 척추관 협착증은 보존적 치료로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통증 정도가 심하지 않거나 증상 발생 기간이 길지 않은 경우에는 약물이나 주사, 시술과 같은 비수술적 치료를 우선 시행함으로써 충분히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심한 신경 압박의 소견이 관찰되거나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 경우, 혹은 신경 손상의 징후가 관찰된다면 증상을 완화하고 더 이상 신경 손상 진행을 막기 위해서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수술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척추 수술에 대한 두려움, 수술 후 일상생활로 복귀 시간 등을 우려해 수술을 미뤄 증상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PSLD(Posterior Stenoscopic Lumbar Decompression) 척추내시경’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PSLD 척추내시경 수술은 1㎝ 미만 한 개의 절개를 통해 특수 척추내시경 카메라와 수술 기구를 병변으로 삽입해 치료하는 방식으로, 절개 범위가 작아 피부, 근육, 인대 등 정상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고령 환자도 수술이 가능하며, 수술 후에도 보다 적은 통증과 빠른 회복을 보여 환자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수술 시 내시경을 통해 병변 부위에 생리 식염수로 지속적인 세척이 이뤄지기 때문에 수술 후 감염 등 합병증 발생 가능성도 낮아진다. 

기존의 다른 수술법과 비교했을 때 유사한 수술 결과와 질병의 호전 정도를 보여주고 있다. 재발된 디스크 파열이나 오래돼 심각한 협착증, 다수 분절에 발생한 병변 등 고난이도 척추 수술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다만 PSLD 척추내시경 수술은 매우 작은 절개 하나를 통해 내시경으로 이뤄지는 수술이기 때문에 집도 의사의 수술 경험과 숙련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꼭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정확한 검사와 진단과 함께 임상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과 상의한 이후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

<아인병원 신경외과 윤종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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