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함박마을 공영주차장.
사진=함박마을 공영주차장.

인천시 연수구 함박마을 공영주차장이 월 정기주차권제를 폐지키로 해 이용 주민들이 크게 반발한다.

7일 인천시설공단에 따르면 함박마을 공영주차장은 연수동 함박안로62번길 73, 3천845㎡ 면적에 주차면 128면을 조성하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월 정기주차권제를 운영했다.

하지만 공영주차장은 오후 6시 이전부터 차량으로 가득 찰 정도로 이용자가 많고, 월 정기권 이용자의 장기 주차 문제로 주차면 운영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그동안 월 정기권 이용자와 일반 이용자 간 빈번한 다툼으로 소송이 제기되는 사례까지 발생했다.

이에 공단은 오는 11일부터 월 정기주차권제 전면 폐지를 결정했다.

하지만 공영주차장 정기주차권제를 이용해 온 주민들은 만성 주차난을 겪는 원주민을 배려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주장하며 대책 마련을 요구한다.

주민 김모(56)씨는 "함박마을에 10여 년 거주하며 주차장이 없어 월 정기권을 이용했는데, 이런저런 공지 없이 갑자기 폐지한다니 황당하다"며 "이 지역 주차난이 심해 이른 저녁부터 공영주차장이 만차가 되는 터라 앞으로 어떡해야 하나 막막한 상황이다. 폐지할 거라면 다른 대책을 세워서 공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인근 상인 박모(53)씨는 "퇴근시간 때 줄이 길게 늘어진 상황에서 정기주차권 이용자라며 먼저 들어간다고 하거나 자리가 없다고 싸우는 경우가 허다했다"며 "여기 주차 문제가 심각하다. 월 정기주차권제를 매달 추첨을 통해 운영하거나 비용을 올려서라도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함박마을은 1995년 지구단위계획으로 조성된 단독주택용지에 다가구주택이 밀집한 지역이라 만성적인 주차난을 겪었다. 더욱이 외국인 인구 증가로 현재 마을 인구 1만3천여 명 중 외국인이 64%에 달한다. 문제는 옥련동 중고차 수출단지에서 일하는 외국인들이 마을 일대에 수출단지로 판매되는 차량을 불법 주차해 주차난이 더욱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공단 관계자는 "정기권 이용자들은 길게는 17년 동안 이용하신 분들이고, 민간 위탁업체가 이들을 위한 자리를 빼놓는 과정에서 일반 이용자 민원이 상당히 많이 발생했다"며 "내년부터 스마트화 일환으로 직영제 전환 사업을 확대해 공공형 취지와 성격에 맞게 정기권은 운영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손민영 기자 sm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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