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들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에서 양대정당 공천 부적격 심사기준 관련 실태발표 기자회견을 했다. /연합뉴스
전과 이력이 있거나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을 받는 현역 의원의 88%가 정당 공천심사 기준을 통과, 제 식구 감싸기가 이뤄졌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7일 기자회견을 열고 "4·10 총선을 앞두고 여당과 야당 모두 강도 높은 현역 의원 물갈이를 예고했지만, 공천 부적격 심사 실태조사 결과 실효성은 없음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현역 의원 중 81명이 전과 이력을 보유했다. 또 21대 국회 기간 재판을 받거나 형이 확정됐다. 그럼에도 이 중 87.7%에 해당하는 71명이 양당의 자체 공천심사 기준을 통과했고, 심사를 통해 걸러진 10명조차도 수감 중이거나 징역형 확정으로 출마가 불가한 경우를 제외하고 후보로 출마했다는 지적이다.

양당이 공통으로 공천 부적격 심사 기준으로 꼽은 강력범죄, 뇌물범죄, 선거·정치자금범죄, 재산범죄, 성범죄, 음주운전 6개 기준으로 민주당은 39명 중 8명(20.5%), 국민의힘은 20명 중 2명(10.0%)만을 부적격으로 판명했다.

이에 경실련은 거대 양당이 공천 배제 기준을 과도하게 까다롭게 설정하거나 예외 조항을 둬 부적합한 후보들을 제대로 거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도내 의원 중 민주당 소속으로는 ▶서영석(부천정) 식품위생법·업무상 횡령·음주운전 ▶박정(파주을) 저작권법·도로교통법 ▶이학영(군포) 강도상해·공직선거법 ▶김병욱(성남분당을) 공무집행방해 ▶소병훈(광주갑) 도로교통법 위반 외·음주측정 거부 ▶정춘숙(용인병) 문서위조 외 ▶김철민(안산상록을) 건축법·음주운전 각 2회 ▶안민석(오산) 공무집행방해 외 ▶조정식(시흥을) 음주측정거부 등의 전과를 기록했다. 최근 민주당을 탈당한 무소속 설훈(부천을)의원도 도로교통법 외·공직선거법 외·음주운전 등의 전과를 보유했다.

이밖에 김경협(부천을)의원이 부동산거래법 위반 혐의로, 김병욱(성남분당을)의원이 패스트트랙 사건으로 재판을 받는 중이다. 앞서 이규민·임종성 전 의원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임기 중 의원직을 상실했다.

이들 중 박정·이학영·김병욱·소병훈·조정식 의원은 22대 총선 공천을 확정지었고, 서영석·김경협 의원은 같은 지역구에서 경선을 준비 중이다. 정춘숙 의원은 경선에서 패배, 안민석 의원은 컷오프됐다.

국민의힘에서는 ▶최춘식(포천·가평) 공직선거법 ▶김성원(동두천·연천) 음주운전 ▶유의동(평택을) 음주운전 전과를 지녔다. 22대 총선 평택지역에 출마한 비례대표 한무경 의원도 폐기물관리법·산업안전보건법으로 인한 전과를 보유했다. 여주·양평 공천이 확정된 김선교 전 의원은 21대 국회 임기 중 회계책임자의 불법 후원금 모금으로, 수감 중인 정찬민 전 의원은 특가법상 뇌물 등으로 각각 의원직을 잃었다.

국민의힘 소속 도내 전과를 지닌 현역 의원 중에서는 불출마를 선언한 최춘식 의원 외에 모두 공천을 받았다.

정진욱 기자 panic82@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