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상저온·태풍 기상재해로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7∼8개월 간 폭등세를 이어온 농산물 물가가 이달부터는 점차 안정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사과·배는 저장량 부족으로 햇과일 출하 전까지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0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3월 이후 기온이 상승하고 일조량이 늘어나는 등 기상여건이 개선되고 출하지역도 확대돼 시설채소를 중심으로 농산물 수급 상황이 전달보다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정부가 분석한 주요농축산물 동향을 보면 배추는 주산지인 전남에 1월 하순 한파와 2월 중·하순 잦은 강우로 수확량이 감소해 3~4월 공급량이 전년보다 감소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3~4월에 비축한 2천t을 탄력적으로 방출, 대형마트 납품단가를 한 포기당 500원 선으로 인하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2월 강우로 출하량이 감소해 가격이 강세를 보인 대파도 3월부터는 출하량이 늘면서 도매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으나, 농식품부는 봄 대파가 출하되는 5월 이전까지는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할당관세 물량을 3천t가량 추가해 대형마트 납품단가를 1㎏당 1천 원 선으로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

지난달 잦은 강우로 출하량이 40% 이상 감소해 급등세를 보였던 신선채소의 가격 안정을 위해 농식품부는 납품단가 인하 지원은 물론이고 작황 회복을 위해 농협, 농촌진흥청과 함께 시설 내 온·습도 관리, 병해충 방제 기술 지도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가격 폭등세가 이어지는 사과, 배 가격을 잡으려 산지·유통업체와 협업해 수확기 전까지 적정 물량 공급을 유도하고 할인 지원에 나서는 동시에 대체과일 공급 확대로 물가 부담을 완화하기로 했다.

특히 올해는 주요 과일의 안정적인 생산을 위해 ‘과수 생육관리 협의체’를 통해 냉해 예방약제 지원은 물론이고 과수 화상병 궤양 제거 등 생육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중장기 안정생산 기반 조성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농식품부 박수진 식량정책실장은 "기상 영향으로 과일·채소 생산이 감소해 농축산물 물가가 높은 상황이나 3월 이후에는 점차 개선될 것이다"며 "장바구니 물가가 빠른 시일 내에 안정되도록 참외 등 대체 과일이 본격 출하되기 전까지 과일·채소를 중심으로 생산자 납품단가 지원, 소비자 할인 지원, 할당관세 등을 통한 공급 확대 등 가용 가능한 모든 정책수단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정일형 기자 ihjung66@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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