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병원 전경. /사진 = 아주대병원 제공
아주대병원 전경. /사진 = 아주대병원 제공

아주대병원 안과 교수가 "비민주적인 밀어붙이기와 초법적인 협박을 일삼는 태도를 견디기 어렵다"며 사의를 표했다.

또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반발 성명을 내고, 의대 재학생들은 단체로 수업을 거부했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한 갈등 여파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아주대 병원 안과 A교수는 지난 8일 병원 내부 전산망에 "전공의들과 학생들에게 스승으로서 함께 지지하고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무책임한 말을 남기고 그만 사직하고자 한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글에는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로서, 학생과 전공의를 가르치는 교수로서, 대한민국 국민 한 사람으로서 이 거대한 상황에 무엇도 할 수 없다는 자괴감을 심하게 느껴 괴롭다"는 내용도 담겼다.

A교수는 아주대가 교육부에 의대 신입생 정원을 큰 폭으로 증원해 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아주대는 4일 교육부에 의대 입학 정원을 기존 40명에서 144명으로 증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의대 정원) 144명 증원 신청은 올바른 어른의 태도가 아니다"라며 "정부에 협박당하고, 국민들에게 천하의 몹쓸 인간이 돼 비난받고, 이제껏 노력한 결과들이 수포가 될 수 있음을 알고도 돌아오지 않는 그들의 손을 대학마저 매정하게 놓아 버리는 것은 스승이라면, 같은 길을 가는 동료라면 보일 수 없는 태도였다"고 꼬집었다.

현재 아주대 의대에선 이번 사태에 반발해 사직 의사를 밝히는 교수가 하나둘씩 늘어난다고 전해졌다.

의대 교수협 비대위는 8일 성명을 내 "(정부가) 어떤 의심과 비판도 허용하지 않은 채 밀실 논의와 강압의 모습만을 보이고, 국가보건의료의 핵심 전문가인 의료계를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폄하하는 모습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직서를 제출한 젊은 의사들과 휴학을 결심한 의과대학 학생들의 행위에 기성 의료인으로서 부끄러움과 함께 지지의 마음을 보낸다"며 전공의와 의대생의 집단행동을 옹호했다.

이들이 주장하는 최대 정원은 20명 늘린 60명이다. 이는 2~3일 의대 전체 교수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다. 조사에선 400여 명 중 301명이 2025년까지 추가로 수용 가능한 인원을 20명 이내로, 최대 60명의 정원을 받을 수 있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아주대 의대 재학생들도 비상시국대응위원회를 꾸려 집단으로 휴학계를 제출한 상태다. 이들은 수업 거부와 재학생 동아리 활동을 금지하겠다고 밝히며 집단행동에 힘을 보태 달라고 당부했다.

이들은 지난달 27일 SNS 계정에 ‘수업 거부, 동맹 휴학 기간 동아리 활동 안내문’을 게시했다. 안내문에선 "이 기간 동아리 운영, 활동, 회비 수금을 금지한다"며 "동아리원 간 사적 만남을 제한하지는 않으나 다른 단과대학 학우들이 봤을 때 동아리 활동으로 의심할 만한 활동을 하거나 이러한 모습을 SNS에 올리는 행위를 제한한다"고 했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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