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눈여겨봤던 목도리가 990원이라는 광고를 보고 홀린 듯 결제하고 보니 중국 쇼핑몰 ‘알리익스프레스’였다. 

애초 품질도 낮고 거짓 상품도 많다는 소문을 들어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며칠 뒤 정말 집으로 목도리가 도착했다. 심지어 배송 상태, 물건 품질 모두 상상 이상으로 만족스러웠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중국 알리바바그룹 산하 쇼핑 플랫폼으로 2018년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는 한국 전용 고객센터를 열고 배우 마동석을 모델로 TV 광고까지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국내시장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주위를 둘러봐도 이제 중국 쇼핑몰이라고 기피하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다. 오히려 파격적인 가격 혜택과 다양한 이벤트로 만족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국내 종합쇼핑몰 앱 순위를 봐도 1위 쿠팡, 2위 11번가를 이어 3위가 알리익스프레스였다. 가품과 낮은 품질, 배송 지연, 개인정보 문제까지 논란이 끊이지 않았지만 이런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중국 쇼핑몰이 3위를 차지했다.

이는 경기 침체와 함께 지속된 고물가 여파로 지갑이 얇아지면서 더 저렴한 물건을 찾아 소비자들이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이 아직 많다. 쇼핑몰이 내건 무료 반품을 믿고 물건을 업체로 반송하면 다양한 이유를 들어 거부하고 물건을 돌려보내기 일쑤라 환불이 쉽지 않은 모양이다.

한국소비자연맹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 소비자 불만 사례는 2022년 93건에서 지난해 465건으로 1년 만에 5배 이상 크게 늘었다. 올해도 1월에만 150여 건이 접수되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전자상거래법상 물건을 파손하지 않으면 7일 이내 환불이 가능하고, 쇼핑몰 측에서도 전액 무료 환불을 내걸었지만 문제는 지키지 않아도 법적 처벌이 어렵다는 점이다. 현행법상 업체에 시정명령과 과징금이 가능하지만, 국내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외국 사업자는 사실상 규제할 법적 근거가 없는 사각지대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영업하는 외국계 쇼핑몰의 무분별한 판매 문제에 대한 소비자 피해 예방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싼 게 비지떡이란 말이 있다. 모든 가격에는 다 이유가 있고, 알리익스프레스는 오로지 가격 하나로 한국 시장을 공략하는 게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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