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폄훼 발언’을 했던 도태우 국민의힘 예비후보와 ‘목발 경품’ 설화를 일으켰던 정봉주 예비후보에 이어 ‘난교’, ‘손톱의 때’ 글과 발언으로 논란이 된 장예찬 국민의힘 예비후보의 공천이 우여곡절 끝에 박탈됐다. 여야 각 당의 공천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드는 가운데 막말 설화가 이슈로 떠오르면서 총선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이들을 손절하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일부 후보들의 과거 언행들이 어록 수준으로 속속 드러나 또다시 어떤 막말로 국민을 분노케 하고 좌절하게 할지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치를 하고 있거나 업을 삼고자 하는 사람들의 이런 인식 수준에 국민은 실망을 넘어 분노마저 느낄 지경이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지난 8일 지역구와 14일 세종시 유세에서의 이른바 ‘2찍’ 발언은 국민에 허탈감을 안겼다. 민주당 공천 관련 논란은 차치하고라도 정치지도자로서 모범을 보여야 할 제1당 대표가 국민을 편가르고 유권자를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고 우려스럽다. 이 대표가 공천 과정에서의 논란을 잠재우고 (정권심판론으로)국면을 전환하고자 한다며 진정어린 사과와 책임 있는 모습부터 보여야 한다. 그래야만 이 대표가 강조한 "필사즉생의 이기는 선거"도 가능해질 것이다.

후보자들의 막말도 문제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이런 후보들을 애초에 거르지 못한 공천시스템에 대해서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논란이 된 발언들은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에서 후보자 이름만 검색만 해봐도 관련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사전 검증 절차가 있기나 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여야가 내세운 시스템 공천이 무색하다.

‘시스템 공천’의 출발점은 제대로 된 사전 검증 시스템 작동에 있다 할 것이다. 검증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후보자들을 사전에 걸러내는 작업이다. 정치의 풍토를 쇄신하는 토대를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적합하고 역량 있는 누군가가 나라를 위해 일할 기회를 상실하고 유권자들의 올바른 선택을 흐리게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각당의 부실 검증 책임이 적지 않다. 재발 방지책 마련이 시급하다. 차제에 막말꾼이 정치권에 다시는 발붙이지 못하도록 망언을 한 인사들에 대한 후속 조치와 상응한 처벌도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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