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며 후보들의 선량(選良)을 향한 마음도 분주기만 하다.

하지만 요즘 부천 시민들은 국회의원 5선과 시장을 2번이나 역임한 원혜영<사진> 전 의원을 향한 동경심에 새삼 부풀어 있다. 그가 지역에서 시민들이 부여한 특권을 과감하게 내려놓은 행보가 오히려 존경의 인물로 회자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시민들의 마음은 22대 총선 공천·경선 과정에서 불거져 나오며 눈살 찌푸리게 하는 상황들이 이를 대변한다. 수십 년을 국회의원의 특권을 누린 인사들이 공천을 위해 벌이는 볼썽사나운 행태가 시민들을 불편하게 만들어 더욱 그렇다.

선거운동이 본격 시작되기도 전 각종 SNS에는 선거 관련 내용으로 도배가 돼 있다. 그러나 공천 후에도 무엇이 그리 불안한지 이들의 행태는 예전 선거운동 방식을 벗어나지 못한다. 정책 제시가 아닌 상대 후보에 대한 흑색선전 등 비방을 일삼으며 답습하는 꼴이 가관이 아니다.

특권을 이어가려는 총선 후보자들의 선거 세태가 이러니 시민들의 마음이 ‘박수 받을 때 떠난’ 원혜영 전 의원을 어찌 떠올리지 않겠는가. ‘떼 논 당상 자리를 왜 포기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때가 되면 접는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해오면서 그 결심을 실행에 옮긴 것뿐"이라며 "영예로운 자리를 명예롭게 후배들에게 물려줄 때가 좋은 모습이라 생각한다"는 그의 답변 속에는 진심 어린 소신이 배어 있었다.

원 전 의원은 지난 21대 총선 당시 공천은 물론 시민들의 선택으로 선거 선출직 8선 위업을 달성하며 지역의 큰 인물로 우뚝 설 자리에 있었다. 그러나 그는 평소 ‘자신의 생각’에 대한 변함없는 행동으로 20대 국회를 끝으로 30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며 용기 있는 결단으로 많은 이들의 ‘만구칭송(萬口稱頌)’ 찬사를 받았다.

원혜영 전 의원은 현재 국민 공익 사업으로 존엄사(Well-Dying)를 일컫는 ‘웰다잉 문화운동’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우리는 죽음을 앞두고 중요한 선택들을 미루다 보면 임종 순간은 의사가, 장례는 극도로 상업화 된 장례업자가, 유산은 법과 자녀들이 결정한다"며 죽기 전 유서를 남기는 일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이 같은 맥락은 정치권도 자기 결정권 없이 공천·경선의 죽음(?)을 맞이하는 등 다툼을 벌이지 말고 자신의 올바르고 과감한 선택으로 품격 있는 ‘정치 죽음’을 맞았으면 하는 뜻으로 받아들여져 정치권도 ‘웰다잉운동’의 본질을 닮았으며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원혜영 전 의원은 "시민에 대한 봉사 척도는 높낮이가 없다고 본다. 전직 지위에 따라 하거나 못하거나 하는 일이 아니라 봉사할 마음이 있다면 무슨 걸림돌이 되겠나. 국회의원이나 장관을 했더라도 나라와 국민에 대한 봉사의 마음이 있으면 시의원도 할 수 있는 마음이 중요하다"며 봉사의 참뜻을 얘기했다.

부천=최두환 기자 cdh9799@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