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프로야구에서 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인 ‘AI 심판’을 도입한다. 최대한 오심을 줄여 프로야구 신뢰성을 높이고 떠나간 관중을 다시 야구장으로 불러들이려는 목적에서다.

이러한 변화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추세다. 그만큼 심판의 오심이 중요한 경기나 명승부를 방해하는 일이 잦았다. 

물론 심판도 사람인지라 100% 정확한 판정을 내리기는 어렵다. 그러나 그동안 이해하기 어려운 오심이 흔히 발생했고, 비디오 판독이라는 시스템을 도입해도 계속된 오심으로 스포츠를 즐기는 팬들에게 큰 실망감과 허탈감을 일으켰다. 

문제는 단순히 오심에서 끝나는 게 아닌, 경기 종료 뒤 위원회나 협회에서 오심을 인정해도 정정을 하거나 강한 징계가 내려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떤 일이든 잘못을 하거나 실수를 하면 그에 합당한 페널티를 주는 게 당연하다. 

심판의 잘못된 권위의식도 경기를 망치는 요소 중 하나다. 심판 본인이 좋아하지 않는 선수에게 유독 이해하기 어려운 판정을 내리는 일이 발생하기도 하고, 판정에 항의라도 하면 바로 퇴장시켜 버리는 일도 많았다.

세계적 대회인 월드컵에서 오심이 발생하면서 큰 파장을 일으킨 적이 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전 독일과 잉글랜드 경기 중 잉글랜드 선수인 프랭크 램파드가 2-1로 뒤진 전반 38분 중거리 슛으로 골대를 맞혔고, 상단 골대 아랫부분에 맞은 공이 골라인 안쪽으로 넘어갔다가 밖으로 튀어나왔다.

심판은 이를 득점으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느린 화면으로 확인하니 분명 골라인을 넘어간 100% 득점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잉글랜드는 독일에 1-4로 대패했는데, 오심으로 취소된 골이 득점으로 인정됐다면 결과는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FIFA(국제축구연맹)는 경기 뒤 침묵으로 일관했고, 잉글랜드 팬들을 넘어 전 세계 축구팬들이 분노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심판의 오심을 무조건 잘못했다고 지적하기 어렵지만, 팬들은 오심으로 얼룩진 경기 때문이 아닌 오심이 발생한 뒤 심판이나 협회의 처리나 행동에 더욱 분노하게 된다.

앞으로 AI 심판 도입이 불러올 스포츠 변화로 인해 심판들의 권위의식도 개선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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