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두 번째 타석까지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격수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벽을 뚫지 못했다. 하지만 세 번째 타석에서 타구를 외야로 보내며 3경기 연속 타점을 올리더니 네 번째 타석에서는 빅리그 데뷔 첫 홈런을 작렬했다.

이정후는 3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샌디에이고와의 방문 경기에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2타점을 올렸다.

하이라이트는 8회였다.

샌프란시스코가 3-1로 근소하게 앞선 8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볼카운트 1볼 1스트라이크에서 샌디에이고 왼손 불펜 톰 코스그로브의 시속 125㎞ 스위퍼를 잡아당겼다. 타구는 시속 168㎞로 124m를 날아가 우중간 외야 관중석에 안착했다.

이정후는 담담한 표정으로 다이아몬드를 돌았지만, 관중석에 앉아 아들이 MLB 첫 홈런을 치는 장면을 지켜본 이종범 전 LG 트윈스 코치는 크게 웃었다.

29일 빅리그 데뷔전에서 3타수 1안타 1타점을 올린 이정후는 30일에는 첫 멀티 히트(5타수 2안타 1타점)를 달성했고, 이날은 홈런포까지 쏘아 올리며 바람몰이를 시작했다.

올해 빅리그에 진출한 이정후는 3경기에서 12타수 4안타(타율 0.333), 1홈런, 4타점으로 순항 중이다.

이정후가 마수걸이 아치를 그리면서 MLB에서 홈런을 친 한국인은 15명으로 늘었다. 추신수, 강정호, 최희섭, 최지만, 김하성, 이대호, 박병호, 김현수, 박효준, 박찬호, 류현진, 백차승, 황재균, 배지환이 이정후에 앞서 손맛을 봤다.

이정후는 1회 첫 타석에서 샌디에이고 선발 딜런 시즈의 시속 156㎞ 빠른 공을 공략해 시속 159㎞의 빠른 타구를 만들었다.

하지만, 일반적인 유격수 자리가 아닌 2루 근처로 이동한 시프트(변형 수비)를 펼친 김하성이 2루를 지나서 공을 잡고 정확하게 송구해 이정후를 잡아냈다.

3회초에도 이정후는 시즈의 시속 154㎞ 직구를 받아쳤다. 그러나 시속 168㎞의 빠른 타구는 2루 근처를 지킨 김하성에게 걸렸다.

이정후는 타점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가 2-0으로 앞선 5회 1사 2, 3루에서 이정후는 시즈의 시속 141㎞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쳤다.

타구는 94m를 날아가 펜스 앞에서 샌디에이고 우익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에게 잡혔다.

8회에는 아예 야수가 잡을 수 없는 외야 관중석으로 타구를 보내 빅리그 첫 홈런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정후는 8회 한 번 더 타석에 들어서서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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