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페스티벌 개최 반대 대책 회의 모습.사진=수원시 제공
성인 페스티벌 개최 반대 대책 회의 모습.사진=수원시 제공

다양한 전시와 박람회를 하는 국내 최초 민간 전시장 수원메쎄가 ‘성인페스티벌’ 행사 때문에 청소년 유해물건 유통시설로 전락할 처지다.

수원시는 관련법을 근거로 행정대집행을 예고했고, 행사 주최 쪽은 "대화할 준비가 됐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이다.

31일 기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시는 지난 29일 ‘성인페스티벌 개최 반대 대책회의’를 했다.

이재준 시장이 주재한 회의에는 유관기관과 시민단체 소속 관계자 30여 명이 참석해 성인페스티벌 개최 관련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 시장은 "법망을 피해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행사를 개최할 수 없도록 조례 제정으로 근거를 마련하고, 정부에 관련법 개정도 촉구하겠다"며 "주최 쪽이 행사를 취소하지 않고 강행한다면 행정대집행으로 저지하겠다"고 했다.

앞서 시는 여성가족부에 성인페스티벌 관련 행정대집행 가능 여부를 질의해 답변을 받았다.

여가부는 청소년 유해물건(성기구)을 행사장에서 판매·대여·이용하면 청소년 출입·고용금지업소에 해당한다고 답했다. 다만, 실제 행사에서 청소년 유해물건 판매·대여·이용 포함 여부는 주최 쪽의 운영계획을 종합해 판단하라고 했다.

시는 성인페스티벌이 청소년보호법에 저촉한다는 생각이다. 법에 청소년 유해매체물 제작·생산·유통이 청소년 출입·고용에 유해한 영업으로 명시되고, 더욱이 공연·상영·전시·진열·광고 등을 시청·이용하도록 제공하는 행위를 ‘유통’으로 규정한 부분을 근거로 들었다.

시는 성인페스티벌이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에 명시한 ‘절대보호구역’ 내 금지행위(청소년유해매체물 제작·생산·유통 등)도 어겼다고 본다.

한 성인콘텐츠 제작업체가 주최하는 성인페스티벌 ‘2024 KXF The Fashion’은 4월 20일부터 이틀간 수원메쎄에서 열린다. 지난해 12월 광명시에 이은 두 번째 행사로, 성인 인증을 거친 입장객이 입장료를 내고 행사에 참여하면 일본 성인비디오(AV) 배우들의 사인을 받고 함께 사진 촬영을 하며 란제리 패션쇼를 관람할 수 있다.

서평초등학교와 직선으로 채 100m가 되지 않는 수원메쎄에서 성인페스티벌 개최 소식이 알려지면서 학부모와 시민단체들은 행사 철회를 요구했다.

맘카페와 블로그에도 "성기구를 판매하고 부위별 만지는 금액도 있다는데 큰일이다", "바로 옆에 초등학교가 있는데 성인 관련 행사가 웬 말이냐"며 부정적인 글들이 잇따랐다.

지난 21일에는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 ‘서평초등학교 50m 거리에서 열리는 성매매 엑스포 행사 중단 요청에 관한 청원’ 글도 게재됐다. 이 청원은 31일 오후 3시 현재 2만5천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4월 20일까지 5만 명이 동의하면 국회 소관위원회에 회부한다.

시는 29일 수원메세 쪽에 성인페스티벌 행사 대관 취소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수원메쎄 측은 (성인페스티벌 행사 취소 관련) 수원시가 보낸 행사 취소 공문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행사 주최 쪽은 "시가 행사를 주최하는 우리와 협의해야 하는데, 장소를 대관하는 수원메쎄와만 협의한다"며 "우리는 언제나 협의나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 시의 연락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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