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문무를 겸비한 청백리 가문 전의이씨 종중에서 보관해 온 보물이 실학박물관에 기증돼 경기 사대부의 역사문화를 보존하고 널리 알릴 계기가 마련됐다.

1일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양평군 청강기념관에서 전의이씨 청강공파 화수회(회장 이상진)·지범공파 화수회(회장 이민호) 유물 기증식을 열었다.

전의이씨는 조선시대 문무를 겸비한 실무 관료로 활동했고, 청렴한 관직 활동으로 ‘청백리 집안’으로 널리 알려진 가문이다.

이제신(李濟臣, 1536~1583)을 현조로 하는 전의이씨는 조선시대 서울·경기지역에 세거했던 가문으로 중종년간 사림파 개혁정치에 동참하며 중앙정치에 등장했으며, 민생 문제를 해결하고자 실용 학문을 가학(家學)으로 익혔고 중앙과 지방관료로서 가풍을 바탕으로 이명준, 이수준, 이덕수 등 청백리를 연이어 배출하며 관료의 모범이 됐다. 주요 기증 유물은 이제신의 둘째 아들 이수준(李壽俊, 1559~1607), 후대손 이덕수(李德壽, 1673~1744)와 그의 아들 이산배(李山培, 1703~1732)가 그려진 반신 초상화(함세휘 18세기 작) 4점이다. 이수준 초상은 왼손으로 수염을 잡고 앉은 전신좌상으로 병환이 위독한 부친을 위해 자신의 왼손 약지가 절단된 효행을 표현했으며, 이덕수 초상은 유복본과 관복본 1점씩으로 화면 좌측 하단에 제기가 적혀 중국 청나라 시옥이라는 화가가 1733년 그린 초상임을 알게 한다. 또 이제신 조부 이인손(李仁孫, 1477~1543) 묘소에서 출토한 복식 6점과 철릭 3점, 직령 1점, 답호 1점, 조아 1점은 16세기 사대부 의(衣)생활을 살피는 출토 복식이다. 이와 함께 선대 조상·스승의 일화, 집안 관혼상제 절차와 의복 변화 등을 수필 형태로 이제신이 찬술한 「청강선생 후청쇄어(淸江先生 후淸쇄語)」와 가계 기록으로 1634년 이제신의 넷째 아들 이명준이 편찬한 후 여러 파의 기록을 종합한 「전의이씨성보(全義李氏姓譜)」 2권(목판)은 16세기 사회 변화에 따른 사대부 생활문화 변천을 살피는 기록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이인영 기자 li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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