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중대재해법 회피 아닌 처벌수준 합리화 원하는 것

중기업계 법률 헌법소원심판 청구 경영 어려운 영세업체 과중한 부담
사업주 의무 규정 표현도 불명확해 책임만 강조 중대재해 줄이지 못해

중소기업중앙회가 1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국회에서 불발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청구를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중소기업계가 제21대 국회에서 유예조치가 불발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1일 오전 헌법재판소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헌법소원심판 청구인으로는 중소기업중앙회를 비롯해 중소기업단체 9곳, 올해 1월 27일부터 중처법 적용을 받는 상시근로자 5인 이상 50인 미만 제조·건설·도소매·어업 등 다양한 업종으로 구성된 전국 각 지역 중소기업·소상공인 305명이 참여했다.

기자회견에서 정윤모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은 헌법소원심판 청구 이유에 대해 "중처법은 영세 중소기업·소상공인이 준수하기 어려운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불명확한 의무를 부과하면서도 그 책임에 비해 과도한 처벌을 규정해 어려운 경영환경에 처한 영세 중소기업·소상공인에게 극도로 과중한 부담을 지운다"고 전제한 뒤 "중처법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책임주의 원칙에 따른 처벌수준의 합리화와 죄형법정주의에 따른 규정의 명확화를 요구하기 위함이다"라고 했다.

이어 정 회장은 "1년 이상의 징역이라는 과도한 처벌은 반드시 위헌결정 되기를 바란다"며 "징역형의 하한형을 법정형으로 하는 것은 책임에 비례하지 않고 경영책임자라는 이유로 사고 직접 행위자보다 더 큰 처벌을 받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사업주 의무 규정도 표현의 불명확성으로 어떠한 의무를 이행해야 처벌받지 않는지 쉽게 예측하지 못하게 해 명확성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정 부회장은 "불명확하고 복잡한 내용으로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사업장이 다수이고 많은 영세 중소기업·소상공인은 본인이 법 적용 대상인지조차 모르는 상황에서 사업주의 책임과 처벌만 강조한다고 중대재해를 줄일 수는 없을 것이다"며 "수많은 중소기업인의 절박함을 외면하지 않는 헌법재판소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자회견에는 청구인들을 대표해 배조웅 중소기업중앙회 수석부회장, 김승기 대한전문건설협회 상임부회장, 성창진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경영부회장, 인성철 한국전기공사협회 회원부회장, 김종호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상임부회장, 박노섭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김태홍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 상근부회장, 배현두 수협중앙회 부대표 등이 함께했다.

정일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