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가톨릭대성빈센트병원 김준성 교수가 2일 병원 로비에서 1인 시위를 한다.
수원 가톨릭대성빈센트병원 김준성 교수가 2일 병원 로비에서 1인 시위를 한다.

"왜 필수의료 위기가 생겼을까요?"

2일 오전 10시 수원 가톨릭대성빈센트병원 본관 1층에서 1인 시위 중인 김준성(재활의학과)교수가 든 피켓에 담긴 문구다.

성빈센트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인 김 교수는 "전공의 사직으로 지난 한 달 반 이상 교수들이 당직을 서면서 전공의 없이 진료와 수술을 했다"며 "모두 극심한 피로가 누적돼 정신적·체력적 한계를 호소하는 심각한 상태"라고 했다.

김 교수는 성빈센트병원 교수협의회 소속이다.

협의회 회원들은 지난달 27일부터 돌아가며 본관 1층에서 1인 시위 중이다.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산부인과, 소아안과 등에 속한 9명의 교수들이다.

1인 시위는 오전과 오후 1시간씩 하며, 환자 진료에 지장이 없도록 휴식이나 연구시간을 이용한다.

이들은 ‘의대정원 증원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라는 안내문도 만들어 병원을 찾은 환자 등에게 나눠 준다.

안내문에는 ▶의사들이 필수의료를 기피하게 된 이유 ▶의사들이 생각하는 필수의료 위기 해결 방안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반대하는 이유 ▶의사들이 지역의료를 기피하게 된 이유 ▶의사들이 생각하는 지역의료 위기 해결 방안과 같은 7가지 문항과 답변이 담겼다.

이들이 1인 시위를 시작한 건 장기화한 의료대란을 정부가 하루빨리 해결하라고 촉구하기 위해서다.

김준성 교수는 "의대 정원에 관한 오해가 많아 병원을 방문하는 시민들에게 정확한 진실을 알리는 데 집중한다"며 "정부 정책 내용은 대부분 근본 대책이 아닌 지난 수년간 내놓은 정책의 재탕이거나 필수의료를 망가뜨리는 대책"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1인 시위에 참여하는 교수들은 모두 진료와 수술, 당직을 비롯해 맡은 임무를 다한 뒤 개인 시간을 이용한다"며 "지역의료 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지역 환자들이 다른 지역으로 가지 않고 해당 지역 의료기관을 이용하도록 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빈센트병원에서는 현재까지 185명의 교수 가운데 70%인 130명이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냈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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