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학 전 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전재학 전 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우리 교육은 이대로 좋은가? 국내외 교육전문가나 미래학자, 경제 분야 석학들은 대한민국 교육이 이대로는 안 된다며 몇 가지 혁신을 강력하게 주장한다. 그것은 바로 학교에서의 수업 혁신에 대한 지적이자 중요함으로 집약된다. 

사실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잠자는 교실의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물론 이는 크게 보면 우리 교육제도의 문제에서 나오는 불가피한 현상이다. 하지만 강 건너 불구경하듯 모든 것을 시스템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여기에는 교사가 수업 혁신을 이뤄야 한다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줄기찬 요구와 불만이 존재한다. 이는 공교육 불신과 붕괴로 이어져 그 대척점에 있는 사교육 의존도가 날로 높아짐으로써 사교육비는 공식적으로만 2022년 26조 원, 2023년 27조1천억 원에 이르렀다. 이른바 ‘사교육 공화국’의 실체다. 이제는 사교육 없는 대한민국은 상상조차 할 수 없게 됐다.

이런 현상의 배후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수업에만 전념할 수 없는 교사의 근무 여건이 가장 크다. 각종 행정업무와 생활지도 그리고 수업과 상관없는 일상 업무들이 교사의 발목을 잡는다. 그러니 수업 혁신은 차일피일 미루다 이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상태가 됐다. 

최근 교육부는 매년 수업 혁신을 주도하는 초·중·고 교사 100명씩을 선정해 해외 연수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또 교사의 자율적 수업 혁신 지원 방안을 통해 수업 혁신 리더로 선정된 교사는 수업·평가 연구비를 지원받고, 전국 교사 연구회 200곳은 참여에 따라 일정 금액의 연구비를 제공받는다고 한다. 이는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디지털 기반 수업과 평가 방식의 혁신을 주도하고, 이를 동료 교사와 주변 학교로 확산하도록 하려는 취지"라고 관계자는 말했다. 아울러 디지털 플랫폼 ‘수업 나눔 광장’을 통해 교사 누구든 좋은 수업 콘텐츠를 개발해 공유하면 내려받기 건수에 따라 복지비를 지급하고, 수업 영상을 제공한 당사자나 이 영상을 시청한 교사는 연수 실적으로도 인정한다고 한다.

여기서 언급하고 싶은 바는 과거 비슷한 정책을 도입했을 때 관 주도 형식으로 제약이 까다롭고, 교사의 자발성이 오히려 저해되는 부작용이 컸다는 점이다. 그래서 경제적 보상은 보다 신중해야 한다. 하지만 그저 무덤덤하고 무자극적인 수업보다는 긍정적인 참여 교사에게는 교육 혁신 사례를 자극해 주변 많은 교사가 공유할 기회를 제공하는 분수 효과를 얻을 수 있고, 교사의 수업 역량 계발에도 중요하다는 믿음마저 지울 수는 없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근래 1~2년 사이 챗GPT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이 중등교육은 물론 대학교육을 흔든다. 이는 날로 질문하는 역량의 중요성을 인식케 하고, 교사는 학생 질문을 이끌어 내는 분위기를 적극 조성해 토론식 수업 모델을 개발할 필요성과 연계된다. 일찍이 스승 소크라테스가 "제자와의 대화에서 좋은 교사란 훌륭한 질문을 하는 교사이며, 더 좋은 교사란 훌륭한 질문을 하는 제자를 기르는 스승이다"라고 말한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제 공교육 교사는 학생 기대와 학부모 만족도를 높이는 수준 높은 수업과 지도 역량 계발이 요구된다. ‘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 교사가 21세기 학생’을 지도하는 것을 극복하는 방법의 하나는 교사의 수업 혁신에 달렸다. 여기에는 무엇보다도 정부가 모든 학교에 대한 지속적인 공간 혁신을 위한 과감한 투자와 입시교육 탈피를 위한 선진 교육제도 실현이 우선이다. 

교육 주체이자 교육 개혁의 강력한 실천자가 돼야 할 교사들의 지속적인 수업 혁신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현실에 안주해 다수 교사가 입시교육만을 내세워 ‘불가능하다’ 말해도 일부 교사라도 ‘가능하다’고 말하고 실천함으로써 학교에서의 수업 혁신 분위기를 유발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된다면 이는 교사 개개인의 수업 역량 계발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