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공주 ‘푸바오’가 3일 중국으로 떠났다. 푸바오는 이날 오후 4시 40분 인천국제공항에서 중국 사천항공 전세기 ‘3U9680편’으로 쓰촨성 청구국제공항으로 향했다.
2020년 7월 20일 에버랜드에서 태어나 생활한 지 1천354일 만이다.
에버랜드는 푸바오 팬들을 위해 이날 오전 10시 40분부터 20분간 판다월드에서 장미원까지 배웅 행사를 했다. 푸바오가 탄 반도체 수송용 무진동 특수차량이 해당 구간을 천천히 이동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도 수천 명의 시민들이 푸바오를 배웅하러 왔다. 다만, 시민들이 차에 탄 푸바오를 직접 보지는 못했다. 대신 ‘판다 할아버지’ 강철원 사육사와 송영관 사육사가 푸바오를 아껴 준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송 사육사는 "푸바오와 1천354일간의 행복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에 함께해 줘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오늘은 푸바오와 그 이야기의 피날레 같은 날이지만 새로 시작하는 날이기도 하다. 푸바오와 함께 성장했고 앞으로 더 나은 다음 이야기에 한발 내디뎌야 한다는 걸 잊지 않겠다"고 했다.
강 사육사는 푸바오에게 쓴 편지를 읽었다. "푸바오 안녕, 할부지야. 이런 날이 오고야 말았구나"라고 운을 뗀 그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많은 사람에게 희망과 행복을 줬던 푸바오. 덕분에 많은 응원과 사랑을 받았다"며 "넌 10년이 지나도, 100년이 지나도 우리의 영원한 아기 판다야. 할부지에게 와 줘서 고맙고, 감사해. 푸바오 사랑해"라고 했다.
에버랜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사전에 모집한 팬들의 응원 메시지를 유채꽃 모양 디자인에 담아 푸바오를 위한 꽃길을 마련했다. 가로 24m, 세로 11m 크기의 대형 LED 스크린에서는 푸바오의 사진과 특별 영상을 상영했다.
푸바오는 앞으로 쓰촨성 자이언트판다보전연구센터 워룽 선수핑 기지에서 생활한다. 강 사육사는 중국 판다보전연구센터 전문가와 함께 전세기에 탑승해 푸바오 이동을 도운 뒤 귀국할 예정이다. 강 사육사는 전날 모친상을 당했지만 이날 예정대로 푸바오와 함께 중국으로 출발, 적응을 돕는다.
푸바오는 2016년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중 친선 도모의 상징으로 보낸 판다 러바오와 아이바오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동안 에버랜드에서 생활하면서 ‘용인 푸씨’, ‘푸공주’, ‘푸뚠뚠’ 등 애칭으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안경환 기자 j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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