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11시께 인천시 계양구 작전동 A대형마트 990원 대파 판매대에 조기 품절 알림판이 세워져 있다. <독자 제공>
4일 오전 11시께 인천시 계양구 작전동 A대형마트 990원 대파 판매대에 조기 품절 알림판이 세워져 있다. <독자 제공>

"990원 대파는 고객 성원으로 조기 품절됐습니다."

인천시 한 대형마트에 ‘990원’ 대파가 등장했다. 990원짜리 대파는 마트 문이 열리자마자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사라졌다. 열심히 달려왔지만 대파를 못 본 소비자들이 대부분이었다.

4일 계양구 작전동 한 대형마트를 찾은 주부 김모(44)씨는 1천 원도 안 하는 대파를 구하려고 급히 찾았지만, 영업 개시 뒤 1시간도 안 돼 다 팔렸다는 매장 직원의 해명에 실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 씨는 "홍보 전단지를 보고 서둘러 왔지만 물량이 적었는지 너무 짧은 시간에 품절돼 아쉽다"며 "물량을 더 늘리든지, 오전·오후로 나눠 팔든지 해서 직장인들도 싸게 구했으면 좋겠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기자가 정오께 방문한 같은 브랜드의 남동구점도 뒤늦게 매장을 찾았다가 텅 빈 매대 앞을 서성이는 고객들이 목격됐다. 이 매장도 일명 ‘오픈런’으로 대파가 동이 난 상황이었다.

이 대형마트는 최근 주요 농산물 가격이 치솟아 고객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줄이려고 집 요리 시 꼭 필요한 대파를 파격 할인하는 이벤트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준비된 이벤트 물량은 전국 모든 지점을 통틀어 1만4천 단. 지점별로 평균 100단이 배정됐고, ‘1인 1단’ 구매 제한으로 이틀 동안만 판매했다.

총선 이슈몰이를 한 ‘875원’ 대파에 편승한 이벤트로, 소비자의 관심과 수요에 견줘 준비한 물량이 매우 적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품절 소식에 실망한 B씨는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덜어주고자 준비했다는 (마트의) 의도치고는 수량이 턱없이 부족한 것 아니냐"며 "소비자를 현혹하는 미끼 상품으로밖에 안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언론에 ‘875원’ 대파 논란이 일자 숟가락 얹으려는 듯하다"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이 대형마트 홍보팀 관계자는 "일부 점포는 고객분들 반응이 뜨거워 준비 수량이 조기 소진돼 불편을 드렸고, 송구하다"며 "현재 추가 물량 확보에 노력 중으로, 고객 체감물가를 낮추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해명했다.

김동현 기자 kd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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