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집단 이탈로 진료 차질이 빚어지면서 인천지역 상급종합병원들의 매출 급감으로 경영난이 우려된다. 사진은 인천 한 병원에서 이동 중인 의료진. <기호일보 DB>

전공의 이탈이 장기화하면서 인천지역 상급종합병원들의 경영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악화한 재정 상황도 제대로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맞은 사태라 적자 폭을 어떻게 메워야 하는지 방법이 없다는 하소연까지 나온다.

7일 대한병원협회와 인천의료계에 따르면 지역 상급종합병원들이 전공의 집단 이탈 여파로 진료 차질이 빚어지면서 매출이 급격히 감소해 비상운영체계를 유지 중이다.

문제는 이들 병원이 매출을 늘리는 방법을 다양하게 찾을 수 있는 일반 기업이 아니다 보니 ‘비용 줄이기’ 말고는 달리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점이다.

A병원 관계자는 "이달 초 서울아산병원이 지난 40일간 적자 규모가 511억 원에 달하고, 정부 보전은 17억 원에 불과하다는 내용이 알려지기도 했다"며 "아산병원만큼은 아니어도 매출액이 급격히 감소해 비상운영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위 ‘빅5’라 불리는 병원들도 하루 수십억 원 적자에 마이너스통장까지 개설하며 대응책을 찾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기는 매한가지다.

이 관계자는 "의료진을 제외하고 직원들의 무급휴가를 허용하고, 병동 일부를 통합해 운영 중"이라며 "다른 병원들도 그렇고 비상운영이라고 해 봐야 비슷할 것"이라고 했다.

병원들은 코로나19 팬데믹 때는 적은 금액인 정부 지원금이라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마저도 기대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B병원 관계자는 "90%를 유지하던 병상 가동률이 이번 사태로 60%까지 떨어졌다"며 "수술도 줄고, 병상 가동률도 낮아져 매출이 심하게 감소했지만 어찌할 도리가 없어 참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그는 "코로나19 때야 전 세계가 맞은 재난 상태라 부족하지만 정부 보조금을 받았으나 지금은 아니다"라며 "무엇보다 정부 예산이 들어가는 국공립과 달리 인천 상급종합병원들은 대부분 사립대학과 사립재단이 운영하는 터라 누구의 잘못도 아닌 상황에서 보조금을 얘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팬데믹으로 입은 타격이 어느 정도 회복 단계에 접어드는 가운데 맞은 예기치 않은 상황"이라며 "사태가 마무리된다고 해도 늘어난 적자를 어떻게 메울지도 걱정이다"라고 덧붙였다.

김주희 기자 juhee@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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