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현재 인천시 강화군을 포함한 경기지역과 강원지역 대부분에 ‘산불 경보’가 내려졌다. 산림청의 산불 경보 수준으로 보면 심각-경계-주의-관심 4단계 중 ‘경계’ 수준에 해당한다. 지난 5일 식목일 전후 나무 심기 행사가 전국에서 행해졌다. 산림청은 한 사람이 일생 동안 심어야 할 나무는 391그루라고 홍보하며 식목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나무 심기 운동을 전개해 온 산을 푸르게 가꾼다 해도 단 한번의 실화로 산불이 발생하면 100년 조성 산림도 일순에 잃게 된다. 이는 강원도 일대에서 빈발하는 대형 산불로 우리는 익히 경험해 알고 있다. 

식목도 중요하지만 산불 예방에 힘쓰지 않으면 도로무익이다. 산불 통계에 따르면 해마다 식목일을 전후해 산불이 다발했다고 분석됐다. 식목일의 역설이다. 산불을 비롯한 모든 화재는 시민들의 주의 태만에서 기인한다. 순간의 방심이 대형 화재로 이어지곤 한다. 튼튼하던 제방이 실구멍에 의해 무너지고 울창한 산림도 작은 불티 하나로부터 전소된다. 

봄철에는 날씨 또한 쾌청하다. 산을 찾는 등산객들로 온 산들이 몸살을 앓기도 한다. 인화물질을 소지한 지각 없는 등산객에 의해 산불이 발생한다. 아무리 예방 캠페인을 벌인다 해도 단 한 사람의 경솔한 행위 탓에 산림이 사라진다. 희망의 봄이 산불 등 각종 재난이 발생하는 위험한 봄이 됐다. 한때 산자수려해 금수강산이라 불렸던 한반도다. 이러한 우리 산하가 각종 개발과 빈발하는 산불로 인해 황폐화돼 간다. 청정 산림이야말로 시민 정서를 함양시킬 훌륭한 휴식 공간이다. 도시 생활을 벗어나 휴양림을 찾는 시민들이 늘어나는 등 산림 휴양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식목일은 지났지만 그래도 나무를 심자. 나무를 심는 것은 희망을 심는 것이라 했다. 윤석중 동요작가는 1951년 ‘나무를 심자’라는 제하에 "산하고 하늘하고 누가누가 더 푸른가, 내기해 봐라 내기해 봐라, 나무를 심어 줄게 나무를 심어 줄게, 산아 산아 이겨라 좀 더 파래라"라는 동요를 발표하기도 했다. 우리 헌법은 제3조에서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라고 선언했다. 미래 후손들에게 푸른 산하를 넘겨줘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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