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보원 ㈔글로벌녹색경영연구원 교수
서보원 ㈔글로벌녹색경영연구원 교수

ESG 중대성 평가 프로세스의 이해가 필요하다. ‘중대성 평가(Materiality Test)’는 기업의 ESG 공시 의무화와 함께 주목받고 있다. 이는 기업이 가진 주요한 이슈를 발굴하고 선정하기 위한 평가를 의미한다. 모든 기업에 적용되는 일률적 중대성 평가 방식은 별도로 없으며, 광범위한 이해관계자의 참여로 중대 사안을 선별한다.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와 ‘EU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지침(CSRD)’은 기업이 자체적인 중대성 평가를 통해 정보공시 항목을 결정하도록 권고한다. 특히 ESG 경영과 연관해 자주 등장하는 용어로 ‘이중 중대성 평가(Double Materiality Test)’라는 말이 더 많이 쓰인다. 

‘이중 중대성’은 지속가능성 사안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재무 중대성)과 기업 경영활동이 경제·환경·사회에 미치는 영향(임팩트 중대성)을 동시에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회계 분야에서 주로 쓰던 단어가 ESG 영역으로 확장돼 쓰이는 것으로 재무 정보를 중심으로 한 정보를 단일 중대성, 재무 정보에 기업 활동이 경제·환경·사회 전반에 미칠 영향 평가를 보태는 것을 ‘이중 중대성’이라고 한다. 따라서 ESG 분야에서는 ‘이중 중대성 평가’를 통해 기업의 ESG 관련 이슈를 분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중 중대성 평가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ESG 관련 정보공시 의무화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 등 주요 기관과 가이드라인은 ‘이중 중대성’ 평가를 필수 공개 정보 요건으로 적용하려 한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표하는 기업들은 대다수 중대성 평가를 적용 중이며, GRI 권고에 따라 2023년부터는 이중 중대성 평가를 통한 핵심 이슈와 체크리스트를 발표한 기업들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다시 말하면 ESG 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효과적인 ESG 경영활동을 하기 위해 중대성을 평가하게 된다. 중대성 평가는 각 기업이 가진 ESG 이슈를 분석하기 위해 우선 그 기업의 가장 중요한 토픽을 선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중 중대성’ 평가는 사회·환경적 영향의 중대성(Impact Materiality)과 재무적 중대성(Financial Materiality)을 함께 평가하기 때문에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사회적 요구와 기대를 반영한 중대성 평가 결과를 도출해 지속적으로 관리하며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SG의 ‘이중 중대성’ 평가는 기업마다 차이는 있지만 ESG 이슈 풀 구성, 중대성 평가, 이슈 선정 순서로 진행되며 이슈 풀 구성은 내부 자료, 미디어 분석, ESG 관련 표준과 가이드라인, 평가지표를 활용하게 된다. 이를 통해 나온 다양한 중대 이슈 중에서 내·외부 검토 과정을 거쳐 최종 중대 이슈를 확정하게 되는데, 기업마다 처한 환경과 현황들이 달라 중대 이슈는 모두 각기 다른 형태로 나타난다. 중대성 평가의 결과인 주요 이슈는 그 기업이 ESG 경영을 위해 해결해야 하는 당면 과제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러한 중대성 평가는 원래 ‘환경·사회문제 등 지속가능 이슈가 기업 가치에 미칠 영향’ 중 중요한 이슈를 선별하는 작업이었다. 그런데 이제 고려해야 할 점이 한 가지 더 추가됐다. 바로 ‘기업이 인간의 삶과 환경, 사회적 문제에 미치는 영향’이다. 그러니까 이제 기업이 받게 될 영향뿐만 아니라 기업이 사회에 미치게 될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원래 ESG는 기업에 투자할 투자자들이 기업 가치를 판단하기 위해 도입됐는데, 왜 기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하게 됐는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서 착한 기업이 되기 위함일까? 결국 ‘기업 가치’에 연결돼 있다. 중대성 평가를 통해 기업 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잣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모든 공시 항목과 데이터는 공시 기업의 중대성 평가를 거쳐야 한다. ESG 이슈 중 기업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정보를 파악하고 우선순위를 정해야 하는 ‘중대성 평가’는 그 결과에 따라 회사가 각별하게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지? 특히 어떤 성과들이 있고 어떤 수치들이 개선돼야 하는지? 등을 상세하게 다뤘을 때 진정한 의미가 있다. 아쉽게도 중대성 평가 결과와 보고서 본문이 유기적으로 아주 잘 맞아 들어가는 보고서가 많지는 않은 듯싶다. 

문제는 중대성 평가와는 관계없이 보고서 내용은 GRI 표준이 말하는 모든 내용을 한꺼번에 다루려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중대성 평가 결과로 선정된 중대 이슈가 그 보고서 본문에서 얼마나 큰 비중으로 상세하게 다뤄지는지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더 나아가 기업으로서 ‘중대성 평가 프로세스’를 잘 분석하고 검토해 작성하면서 ESG 보고서를 읽는 이해관계자들의 안목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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