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반도체 산업 기술 초격차를 확보하려고 ‘한국첨단반도체기술센터(ASTC·Advanced Semiconductor technology Center)’ 설립을 추진하는 가운데 용인시가 9일 ASTC를 유치하려고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감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감도

ASTC는 팹리스(설계)와 파운드리, 소자기업과 소재·부품·장비기업 간 협업 생태계 조성, 첨단반도체 기술 분야 우수 인재 양성, 글로벌 협력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기구인데, 정부는 센터를 민관합동으로 설립할 방침이다.

정부는 벨기에 루벤에 있는 세계 최고의 반도체산업 연구기관 ‘아이멕(IMEC·Interuniversity Microelectronics Centre)’을 모델로 ASTC 설립을 추진 중이다. IMEC은 7개 국에 연구소를 운영 중인 비영리기관으로, 세계 96개국 산·학·연 전문가가 모여 반도체산업의 최첨단 공정을 연구하면서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시는 세계 최대·최고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완성하려면 ASTC 용인 유치가 꼭 필요하다고 보고 시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추진단을 구성키로 했다. 반도체 관련 여러 기업이 입주하거나 입주를 원하는 시가 최고의 미니팹(테스트베드)까지 하는 만큼 ASTC 입지로도 최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행보다.

시는 삼성전자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와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조성 중인 마당에 ASTC가 들어서면 반도체 기술 연구개발부터 설계, 시제품 실증과 대량 생산까지 아우르는 반도체 생태계를 완성해 산·학·연이 짜임새 있게 협업하는가 하면 시너지를 최대한 높인다고 판단한다.

이에 시는 이 시장을 위원장으로 지역 산·학·관 전문가와 반도체 설계·소재·부품·장비, 패키징 들 각 분야 전문가가 참여하는 ‘용인시 ASTC 추진단’을 구성해 유치 작업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시는 단일 생활권에 메모리·비메모리 반도체 생산기지를 구축 중이고, 200여개 반도체 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다. 전문 연구기관과 테스트베드까지 들어서는 만큼 반도체 인재가 반도체 기술을 연구개발하기에 가장 좋은 곳이 용인이라는 점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시는 반도체 산업에만 502조 원 규모 민간투자를 진행하는 데 발 맞춰 우량 반도체기업을 유치하고 연구개발 시설 설립과 전문인력 양성, 정주 여건 확대, 교통인프라 확충 들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완벽하게 작동할 환경을 만드는 중이다.

삼성전자 ‘이동·남사읍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에는 반도체 설계기업과 소재·부품·장비기업 150여개 사가 입주할 예정이고, SK하이닉스가 원삼면에 조성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50여개 소재·부품·장비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다.

기흥구에 조성 중인 ‘플랫폼시티’에는 반도체 설계를 비롯한 다수의 팹리스 기업이 입주할 예정이고, 삼성전자가 20조 원을 투자하는 기흥캠퍼스엔 차세대 반도체 연구 허브를 조성한다.

용인테크노밸리나 원삼, 완장, 통삼, 지곡, 능서 들 용인 곳곳에 포진한 일반산업단지에도 첨단 반도체 소부장기업이 속속 입주해 반도체 생태계를 갈수록 확장하는 양상이다.

더구나 시는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에 계획한 ‘첨단반도체 양산 연계형 미니팹(테스트베드)’을 가동하고 ASTC를 용인에 설립하면 반도체 기술 연구개발 시너지는 한층 커진다고 본다.

ASTC 연구개발 성과가 팹리스와 소부장기업으로 넘어와 생산한 시제품을 ‘미니팹’에서 검증하고, 검증한 시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반도체 산업의 선순환 체제를 갖추기 때문이다.

용인이 전문인력 양성 체제를 갖추고 정주 여건과 교통 여건을 줄곧 확대하는 점도 강점으로 꼽는다.

처인구 이동읍 천리와 묵리, 덕성리, 시미리 일원 약 228만㎡에 1만6천 가구를 수용할 반도체 특화 신도시를 새로 조성하고, UNIST, 경희대, 명지대에서 이미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에 착수했다.

시는 또 반도체 고속도로 건설, 국도 45호선 확장과 국가철도 경강선 연장, 분당선 연장으로 시 교통망을 대폭 확충하는 중이다.

시는 미국 상무부가 미국 국립반도체기술센터(NSTC)와 한국 ASTC와 협력을 강력히 요구하는 만큼 기업의 투자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서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긴밀하게 협업할 만한 용인에 ASTC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용인=우승오 기자 bison88@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