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소래포구 전통어시장 건물 입구 한쪽에 ‘유튜브 촬영 시 사무실을 경유해 달라’는 내용의 입간판이 설치됐다.

최근 ‘공짜 회’ 마케팅까지 벌이며 이미지 쇄신에 적극적이던 소래포구 전통어시장이 또다시 입방아에 올랐다. 이번에는 ‘유튜브 촬영’ 안내문이 문제가 됐다.

9일 오후 3시께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소래포구 전통어시장 입구 한쪽에는 ‘유튜브 촬영, 방송 촬영은 사무실을 경유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적힌 입간판이 설치됐다.

안내문구 바로 아래에는 ‘악의적·고의적 편집으로 시장에 손해를 끼칠 경우 민형사상 책임과 추후 촬영 금지’라는 경고성 문구가 붙었다.

근처를 지나던 이모(46)씨는 "바가지요금이나 꽃게 바꿔치기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아 발길을 끊어다가 오랜만에 왔는데, 여전히 시장 상인들은 서비스 개선보다는 잘못을 숨기는 데 급급하다"며 "결국 자신들 잘못을 촬영하지 못하게 막으려는 속셈 아니냐"는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무엇보다 이 안내문이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에 오르면서 비난 글이 쏟아지고 있다. "영상 촬영조차 허락 받고 해야 하나", "결국 자신들이 원하는 내용만 내보내겠다는 것 아닌가" 등의 네티즌 댓글이 이어졌다.

소래포구어시장 상인들은 억울하다는 태도다. 일부 유튜버의 악의적인 편집과 잘못된 내용이 시정되지 않아 궁여지책으로 찾아낸 조치라고 해명했다.

상인 김모(45)씨는 "우리와 관련 없는 내용인데도 마치 소래포구인 듯 영상을 편집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수정을 요청해도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얼마 전 소래포구 수협공판장 앞 ‘난전시장’ 사례를 들며 "주변 공사로 상인들이 판매 장소를 옮긴 적이 있는데, 한 유튜버가 텅 빈 모습을 촬영해 ‘난전시장이 망했다’는 내용을 내보냈고 여전히 수정되지 않고 있다"며 "잘못된 정보나 악의적인 주장을 미연에 막으려면 상인들의 입장이 제대로 전달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소래포구 전통어시장 상인회는 일부 유튜버의 악의적인 편집 탓에 걷잡을 수 없이 퍼진 소래포구에 대한 각종 오해를 바로잡으려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안광균 소래포구 전통어시장 상인회장은 "유튜버나 방송 촬영을 통제하고 못하게 막자는 게 아니다. 촬영 협조를 통해 잘못 알려진 부분을 제대로 고쳐야 하기에 대안으로 마련했다"며 "상인회는 소래포구어시장을 찾는 시민들에게 보다 저렴하고 질 좋은 수산물을 제공하고, 신뢰받는 시장으로 거듭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인희 기자 kyh88@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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